지역 예술인들이 꾸미는 한여름 밤의 버스킹이 여주 남한강 출렁다리 아래서 막을 올렸다.
여주 지역 예술인들이 지난 3일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신륵사 북단 남한강 출렁다리 입구에서 시민과 관광객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한여름 밤의 버스킹’ 첫 공연을 펼쳤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던 금요일 저녁, 출렁다리 엘리베이터 앞 광장에는 알전구가 하나둘 불을 밝혔다.
다리를 건너던 관광객들은 기타 선율에 이끌려 걸음을 멈췄고, 강바람을 쐬러 나온 시민들은 벤치와 잔디밭에 자리를 잡았다.
무대 장비라곤 앰프 몇 대와 기타가 전부인 소박한 자리였지만, 붉은 드레스와 흰 정장으로 한껏 차려입은 60대 출연진들의 얼굴에는 무대에 오르는 설렘이 가득했다.
이날 공연은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이 주최하고 (사)한국문화관광협의회 여주지회(지회장 배순예)와 여주시생명사랑이 주관했다.
오는 8월까지 매주 금·토요일 저녁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첫 무대에 오른 지역가수 황준(65) 씨는 ‘하얀 나비’와 ‘달래강’을 잇달아 부르며 분위기를 달궜다.
백미는 ‘안동역에서’를 개사한 무대였다. “눈물이 내리는 날, 여주역에서 만나자던 약속”이라는 가사가 흘러나오자 객석 곳곳에서 웃음과 박수가 터졌다.
관객들은 익숙한 곡조에 여주의 지명이 얹히자 어깨를 들썩이며 따라불렀다.
배순예 지회장은 “출렁다리가 놓이면서 여주문화가 살아나고 있다“며 “노랫소리가 나는 곳에는 힘든 사람, 기쁜 사람이 모두 모여든다.
영혼을 살리는 것은 결국 음악”이라고 말했다.
이어 “악기든 노래든 지역 예술인 누구나 설 수 있는 자리를 8월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무대를 마련한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이순열 이사장은 “관광객이 출렁다리를 단순히 다녀가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과 문화가 어우러진 경험을 안고 기분 좋게 떠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이날 출연진에게 격려 선물을 전하기도 했다.
지역 예술인들에게 이 무대는 출연료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날 무대에 오른 한 출연자는 “평생을 노래하며 살아왔지만 지금도 관객 앞에 서면 가슴이 설렌다”며 “나이가 들수록 무대에 설 기회는 점점 줄어드는데, 이렇게라도 노래할 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 더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실제 재단에 따르면 앞서 3월말부터 6월말까지 13주간 운영된 ‘여강 버스킹’에는 59개팀이 참여해 24회 공연을 펼쳤고, 4만4천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