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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상흔 딛고 울린 고달픈 선율

고래 부커상 후보’ 천명관 10년만의 신작, 전쟁 직후, 앵벌이 아이들의 생존기 담아, 전후 문학·절절한 유행가에서 영감 받아

이승섭 연합취재본부 2026.07.11 06:25

 

[아코디언┃천명관 지음.

창비 펴냄. 288쪽. 1만8천원]

10년 만에 독자에게 인사를 건네는 천명관의 신작 소설이다. 2023년 장편 ‘고래’로 인터내셔널 부커상 후보에 오르며 전 세계 문학계의 주목을 받은 그가 오랜 침묵을 깨고 발표한 문학 작품이다.

그는 10년 전인 2016년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예담 刊)로 인천 뒷골목의 노회한 조폭 두목과 인생의 ‘한방’을 찾아 헤매는 사내들의 찌질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를 그려낸 바 있다.

그 사이 문학이 아닌 영화 ‘뜨거운 피’의 감독으로 관객과 만나기도 했다.

다시 문학으로 돌아온 그가 꺼내 놓은 이번 작품은 ‘한국전쟁 직후 거리에서 살아가는 앵벌이들의 이야기’이다.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작품은 시작한다.

“버스정류장엔 찌그러진 깡통이 하나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한 소년이 죽은 개처럼 엎드려 있었다.”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1950년대 서울이 배경이다.

아코디언을 연주하게 된 주인공 동이와 앞을 볼 수 없지만 노래를 잘하는 연이를 비롯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삶을 버티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전쟁 중에 깡통을 들고 몰려다니던 떼거지들은 전쟁이 끝나자 일거리를 찾아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주먹을 쓸 줄 아는 건달은 정치깡패로, 몸이 재고 손이 빠른 재간둥이는 쓰리꾼으로, 구라가 좋은 익살꾼은 네다바이 바람잡이로 각자의 능력에 따라 제 갈길을 찾아갔다.

몸이 성치 않아 일을 할 수 없는 장애인이나 전쟁 중에 부모를 잃은 어린 고아는 자연스럽게 앵벌이 조직에 흡수되었다.…”

이범선의 ‘오발탄’, 박완서의 ‘나목’, 송병수의 ‘쑈리 킴’ 등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작가는 전한다.

문학뿐 아니라 수많은 노래도 그에게 영감을 줬다. ‘목포의 눈물’ ‘타향살이’ ‘굳세어라 금순아’ ‘이별의 부산정거장’ ‘애레나가 된 순이’ ‘열아홉 순정’ 당시 길거리 전파사에서 흘러나오던 ‘민중의 애환을 절절하게 끌어안은’ 유행가들이다.

이승섭 연합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