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이 직접 뽑은 동장의 약속, 주민이 직접 다듬고 완성하다 (광명시 제공)
[금요저널] ‘공약’. 정치인이나 정당, 공직 후보 등이 유권자에게 약속하는 공적인 행위를 말한다.
의회정치나 선출직 공무원들의 전유물인 줄 알았던이 공약을 가장 기초적인 행정단위인 ‘동’에서 우리 동네 사람들이 실현하고 있다.
주민이 직접 일선 동장을 선출하고 그 공약을 주민의 손으로 완성해 가고 있는 광명6동 이야기이다.
광명시 광명6동의 ‘아동 토요마을돌봄교실’은 기존의 관 주도형 행정 서비스와 출발점부터 다르다.
광명시 최초로 시행한 ‘주민선택 동장 임용제’로 뽑힌 반영미 동장의 핵심 공약으로 주민이 표로 선택한 약속을 주민 스스로 일상의 삶 속에서 실현하고 있는 상징적 사업이다.
행정이 일률적으로 정책을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직접 아이들과 함께할 주말 활동을 고민하고 기획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정치적 전유물로서의 공약이 아닌, 행정 최일선에서 주민과 동장이 함께 마을의 약속을 정립해 나가는 민관 협치의 모범 답안으로 평가받는다.
주민들의 선택으로 싹을 틔운이 사업은 올해 처음 시범 사업으로 추진하며 주민 주도의 새로운 돌봄 모델을 선보였다.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3가족 이상이 모임을 만들어 견학·탐방·체험·강의 등 원하는 돌봄 활동을 직접 기획하면, 광명6동은 활동비와 사전 교육 등을 행정적으로 밀착 지원한다.
올해는 총 2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모임별 최대 100만원의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14개 모임 53가족이 주도적으로 참여 중이다.
주민들이 직접 기획한 돌봄의 현장에서는 아이들과 부모들의 생생한 소통과 만족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토요돌봄 마음숲’모임은 도덕산을 찾아 환경을 주제로 에코백과 네트백을 만들며 자연과의 교감을 나눴다.
“맛있는 사과를 계속 먹고 싶어서”사과를 그린 아이, “나무를 지키고 싶어서”나무를 그린 아이 등 그림에는 아이들이 생각하는 지구의 모습이 순수하게 담겼다.
모임에 참여한 정하원 양은 “친구들과 함께 양말목 가방과 텀블러 가방을 만들며 지구 환경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며 “남은 양말목으로 네잎클로버를 만드는 것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보호자 최정은 씨는 “아이가 주말에 혼자 있으면 TV 를 보거나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며 지구를 생각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감성을 자극하는 창의적 돌봄도 눈길을 끌었다.
‘토마토’모임은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서 고장 난 커피머신을 직접 분해하고 나온 부품으로 로봇을 제작했다.
폐자원의 자원순환 의미를 배우는 한편 자신만의 ‘걱정로봇’을 만들고 평소 쉽게 말하지 못했던 고민을 털어놓았다.
‘걱정로봇’은 아이들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든 작품이다.
활동에 참여한 염주찬 군은 “고장 난 커피머신이 로봇으로 변하는 게 신기했고 걱정로봇에게 고민을 이야기하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예술적 소양과 능동적 감상을 키우는 자발적 배움도 실현됐다.
‘S G’모임은 세종문화회관 전시 관람에 앞서 사전 학습지와 도슨트 영상으로 전시 내용을 미리 살펴보았고 관람 후에는 ‘내가 붙인 새로운 작품명’, ‘작품에 어울리는 음악’등을 적는 미션 활동을 펼쳤다.
활동을 마친 백서 양은 “사전 학습에서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가니 영상에서 봤던 작품을 알아볼 수 있어 반가웠다”며 “미리 작품을 알아보고 관람하니 작품을 더 자세히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고 감상을 밝혔다.
이처럼 각 모임의 활동 모습은 제각각이었지만, 공통된 핵심은 주민이 주체가 되어 마을의 필요를 스스로 채워갔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돌봄의 대상은 아이에게만 머물지 않았다.
아이들과 함께 참여한 부모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이웃으로 얽히면서 마을 단위의 따뜻한 돌봄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행정이 기획을 독점하지 않고 주민이 최일선 현장에서 마을의 약속을 주도적으로 완성해 나간이 혁신 모델은 올해 ‘광명시 적극행정 우수사례’로 최종 선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반영미 광명6동장은 “주민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함께 활동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마을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편하게 참여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행정의 주인은 시민이며 시민의 선택과 참여가 지역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이라며 “주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의 기회를 넓히고 시민의 뜻이 실제 생활의 변화로 이어지는 시민주권 행정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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