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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세상 모든 초록은 즐겁다

세상 모든 초록은 즐겁다, 이준규 / 시공사 / 264쪽

이승섭 연합취재본부 2026.03.19 17:46

 

[세상 모든 초록은 즐겁다, 이준규 / 시공사 / 264쪽]

정원을 하나의 유행이나 장식의 대상이 아닌, 우리가 잃어버린 삶의 속도와 감각을 회복하는 공간으로 안내하는 ‘정원 에세이’가 출간됐다.

저자인 이준규 에버랜드 식물콘텐츠그룹장은 정원과 조경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다.

저자는 정원디자인과 조경학을 공부하던 유학시절 정원을 ‘시(詩)’에 비유하며 조경과 정원의 본질적 차이를 탐구했고, 귀국 후에는 그 철학을 실제 공간에 구현하며 꼴과 사람의 거리를 좁히는 새로운 식물 콘텐츠를 기획·운영하고 있다.

이런 삶의 궤적을 바탕으로 저자는 정원의 본질을 되짚으며 “우리는 왜 정원을 만들고, 정원에서 무엇을 느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건넨다.

정원이 경쟁과 과시의 대상이 돼버린 오늘의 풍경에 대해 문제의식을 던지며 조경과 정원의 차이를 ‘소설과 시’에 빗대고, 공공의 목적과 서사를 설계하는 조경과 달리 정원은 개인의 감정과 시간이 녹아드는 공간임을 강조한다.

외국에서 정원의 전통과 문화를 깊이 있게 공부한 저자는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는 가장 상업적이고 자극적인 테마파크에서 정원을 만드는 도전에 직면한다.

울타리로 둘러싸인 화단, 배경으로만 소비되는 꽃, 결과만 요구받는 관리 방식 속에서 ‘정원을 정원답게’ 만들기 위한 선택을 하나씩 실행한 저자는 화려한 기법이 아닌 사람과 식물의 관계를 다시 설정하기 시작한다.

정원이라는 공간의 본질은 더 희귀한 식물이나 더 화려한 연출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성장하는 과정에 진정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저자는 이를 현실에서 시도한다.

정원에 다가가려는 고객과 이를 막으려는 관리자들의 싸움을 끝내기 위해 택한 방법은 울타리를 역으로 걷어 내는 방식이었다. 울타리가 없으면 위험할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꽃을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된 사람들은 더욱 조심해서 사진을 찍고, 산책했다.

이승섭 연합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