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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증오를 품게 했을까’ 의문서 시작된 일본 기행서

2년간 일본 과거사 현장 생생하게 담아, “친일-친일파 구분… 열린 시각 가져야

이승섭 연합취재본부 2026.03.23 17:39

 

[일본을 걷는 이유’의 저자 임병식씨. /임병식씨 제공]​

일본을 비판하고 증오하기만 하는 한국인들의 태도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일본 과거사 현장을 걸으며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책으로 펴낸 임병식은 일본 기행을 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가 최근 펴낸 인문 기행서 ‘일본을 걷는 이유’에는 2년여간 현장을 거닐며 만난 생생한 일본 사회의 모습이 담겼다.

이 책은 저자가 마주한 일본의 과거사 현장을 통해 일본을 대하는 한국인들의 편향적인 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저자가 이런 문제의식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마음 깊은 곳에 품고 있는 일본에 대한 증오를 서슴없이 드러냈던 지인들의 모습에서 무언가 잘못됐다는 점을 인지하게 됐다고 한다.

[일본을 걷는 이유┃임병식 지음. 디오네 펴냄. 408쪽. 2만3천500원]

저자는 “나이와 성별, 사회적인 직책과 상관없이 일본 이야기가 나오면 이유 없이 적대감부터 드러내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며 “누가 이들의 마음에 일본에 대한 증오를 품게 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역사 교육과 문화 콘텐츠의 영향이 크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른바 국뽕 영화에서 일본을 악마화하고 역사 교육을 통해 일본을 적대시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며 “청년 세대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일본의 모습을 균형적으로 다룬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글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책은 봄과 여름, 가을, 겨울 등을 주제로 여러 일화를 분류하고 있다. 틈날 때마다 일본을 오갔던 저자의 시간이 한 계절에 머물러있지 않았던 데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계절의 순환 구조에 빗대어 일본과의 관계성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그려낸 의도적인 장치다.

저자는 “정치·경제·문화적으로 한국이 계속해서 성장해왔고 이제는 일본과 국력에 맞는 성숙한 대의관계를 맺어야하는 때가 됐다”며 “완전한 선, 악이 없듯 일본과의 외교 관계도 경직된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자는 친일과 친일파를 구분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인들이 일본에 대한 열린 시각을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친일파는 단죄해야겠지만 친일은 한국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 중 하나겠죠. 미워하는 것은 이기는 게 아니니까요.”

 

 

이승섭 연합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