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 제작에 들어가는 원재료, 선거대목철 앞둬 제작 업체 울상, “이번 계기로 문화 변해야” 지적도
이란·미국 전쟁이 다가오는 6·3 지방선거 풍경을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선거 현수막의 주재료인 나프타 수입에 제동이 걸려서다. 선거의 상징인 정치 현수막으로 가득한 거리 모습을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석유화학이나 섬유의 필수 원재료로 꼽히는 나프타의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나프타의 77%를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는데, 수입 나프타의 절반가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이다. 나프타 품귀 현상이 길어지면 등 공산품 산업 전반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정부는 이날 0시부터 국내 생산 나프타의 해외 수출을 제한하는 강수를 뒀다.
이렇다 보니 나프타를 주재료로 현수막을 제작하는 도내 업체들도 선거 대목을 앞두고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군포시에서 광고물 제작 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이란 전쟁 이후 도매상에서 현수막 재료값이 20%가량 오를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며 “당장 제작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재료 수급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나프타는 현수막뿐만 아니라 비닐과 석유화학 제품에도 필요한 재료다 보니 대기업과의 수급 경쟁에서 영세 업체들은 밀릴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명시에서 광고 제작 기업을 운영하는 B씨는 “현수막 제작 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하다보니 대기업이 구매하고 남은 재료를 구할 수밖에 없다”이라며 “4월부터 5월까지 지방선거 기간은 현수막 대목인데 도매상에서 재료를 확보하지 못해 제작에 차질이 생길까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수급 불안을 계기로 현수막 중심의 국내 선거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거 기간이 끝나면 폐기되는 폐현수막은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실제 2024년 1년 간 수거된 폐현수막은 총 5천408t으로 집계됐는데, 재활용률은 33.3%에 불과했다.
황성현 경기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후보자가 많은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보다 폐현수막 발생량이 훨씬 많아 환경에 치명적이다”며 “현수막은 홍보 효과가 크지 않음에도 제작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선거 캠페인에 자주 이용됐는데, 수급 불안을 계기로 선거 문화가 바뀌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