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 A기업 CEO 는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두는 직원들이 생기는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며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이 생기면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고 선배 직원들이 육아휴직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복귀하는 모습을 보면서 후배 직원들 사이에서도 ‘나도 육아와 일을 함께 이어갈 수 있겠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출산휴가·육아휴직 기업지원금
# B기업 근로자는 “남성들도 육아에 참여하고 싶어도 회사 눈치를 보게 돼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남성도 ‘육아기 부모 단축근무제’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 회사 안에서도 육아를 함께 책임지는 문화가 확산되고 가정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육아기 부모 단축근무제 시범사업
서울시가 중소기업의 출산·육아 제도 운영 부담을 덜고 근로자의 일·양육 병행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 지원사업’이 기업 부담 완화와 일·생활균형 문화 확산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출생아 수는 ‘24년 4월 이후 2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7월 출생아 수는 ’19년 7월 이후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올해 출생아 수는 17.9%, 출생아 수의 선행 지표인 혼인건수도 12.4% 증가해 모두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많은 전문가들이 최근의 반등세를 일시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 추세로 가져가려면 일·생활 균형 같은 가족친화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일하는 양육자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기업지원금으로 인건비 등 부담↓…육아휴직·배우자 출산휴가 등 제도 사용률은↑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 지원사업’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 양육친화 제도를 운영하는 서울 소재 중소기업과 근로자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근로자 개인 지원에 더해, 기업지원금을 통해 제도를 실제 운영하는 기업의 부담도 함께 덜어주는 방향으로 지원체계를 개편했다.
출산휴가를 사용한 근로자가 있는 기업에는 ‘출산휴가 기업지원금’을, 육아휴직 후 복직해 3개월 이상 근무한 근로자가 있는 기업에는 ‘육아휴직 기업지원금’을 각각 근로자 1인당 월 30만원씩 최대 3개월 지원한다.
근로자에게는 ‘서울시 출산휴가급여 지원금’을 지급해 사업주의 임금지급 의무가 없는 출산휴가 마지막 30일간의 소득 감소를 최대 90만원까지 보완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기업을 통해 신청해야 했던 방식을 개선, 근로자가 직접 신청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
8월 말 기준 출산휴가·육아휴직 기업지원금과 출산휴가급여 지원금은 총 498건이 신청됐으며 이 가운데 460건에 총 3억5천여만원이 지급 완료됐다.
참여기업 97.5% 기업 중심 지원에 ‘긍정평가’, 92.9% “일생활균형 문화 확산에 도움”
이러한 시의 지원 방식의 변화에 대한 기업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시가 참여기업 283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97.5%가 지원대상을 근로자 중심에서 기업지원 중심으로 전환한 방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92.9%는기업지원금이 일·생활균형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수혜기업의 91%가 기업지원금이 인건비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해 기업의 출산·육아제도 운영 부담을 덜어주는 데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육아 지원 제도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기업의 60.8%에서 여성 근로자가 출산휴가 직후 육아휴직을 사용했고 남성 근로자가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한 기업은 39.2%, 배우자 출산휴가에 이어 육아휴직까지 사용하는 경우도 14.1%로 나타났다.
참고로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2024년 기준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를 보면, 여성근로자가 출산휴가 직후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업체는 16.7%, 남성근로자가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한 사업체는 8.3%로 조사됐다.
‘육아기 부모 단축근무제 지원 시범사업’ 돌봄시간·업무몰입시간 모두 늘어…남성 참여율 61%
서울시는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올해 ‘육아기 부모 단축근무제 지원 시범사업’도 새롭게 시도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육아기 부모들이 눈치 보지 않고 단축근무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1일 1시간 단축근무를 지원하는 기업에 1인당 월 최대 3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시범사업은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중소기업 19개사, 육아기 근로자 46명을 대상으로 시행했으며 만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근로자가 임금 삭감 없이 하루 1시간 단축근무를 할 수 있도록 기업에 근로자 1인당 월 30만원씩 최대 3개월을 지원했다
세 달간 진행한 시범사업의 효과성을 분석한 결과, 시범사업 전후로 평일 직접 돌봄시간은 3.37시간에서 3.58시간으로 늘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증가했다.
삶의 만족도도 6.58점에서 7.53점으로 상승했다.
근무시간은 단축됐지만 업무에 집중하는 업무몰입시간은 5.오후 9시간에서 5.32시간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남성의 육아 참여도 두드러졌다. ‘육아기 부모 단축근무제’를 이용한 근로자 10명 중 6명이 남성으로 남성의 육아 참여와 맞돌봄 문화를 독려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또한, 조직 내에서 영향력이 큰 중간관리자 이상이 전체 참여자의 65.2%라는 높은 비중을 차지해 제도 안착과 확산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일하는 방식을 비롯해 기업의 조직문화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참여기업의 88.2%가 단축근무제가 조직문화와 업무방식 개선, 숙련인력의 경력유지와 장기근속 유도에 도움이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단축근무 이용자와 비이용자 간 소통과 협업이 확대되는 등 상호 배려하는 조직문화가 형성됐고 기업은 숙련인력의 이탈을 예방해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신규 인력의 채용과 교육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육아와 일을 함께 이어갈 수 있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육아로 인해 이직이나 퇴직을 고민하던 근로자가 단축근무를 활용해 계속 근무한 사례도 확인됐다.
# C기업 인사담당자는 “단축근무를 운영하면서 직원들이 회사를 계속 다니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실제로 육아 때문에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했던 직원도 단축근무를 활용하면서 계속 근무할 수 있었고 동료들도 육아 상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지원 통한 출산휴가~육아휴직~단축근무 생애주기별 지원제도 안착 기대
서울시는 이와 같이 기업 지원의 효과가 확인된 만큼, 내년에도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 지원사업’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출산휴가부터 육아휴직, 복직 후 육아기 단축근무로 이어지는 유자녀 근로자의 생애주기에 따른 지원제도가 기업에 안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마채숙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올해 서울의 누적 출생아 수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며 출산율 반등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흐름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려면 일·생활균형 문화가 정착되어야 하고 그 중심에는 기업이 있다”며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 지원사업’을 통해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확인한 만큼 양육친화적인 근무환경 조성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