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고 전 의원은 추 지사가 8일 국가직 소방공무원의 인건비와 사업비 상당 부분을 경기도가 부담하고 있다며 재정분담 구조 개혁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에 일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한 취지에 걸맞게 중앙정부의 재정 책임을 강화하고 지방정부에 집중된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도 “그 문제로 현재 경기도의 7조 원대 채무와 7700억원 감액의 모든 원인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추 지사는 ‘소방을 국가직으로 한 지 10년이 됐다’고 밝혔지만 전국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2020년 4월 1일부터 시행됐다”며 “현재 약 6년이 지난 사안을 10년이라고 설명한 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 국가직화 이후 지방정부가 인건비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는 구조는 이미 계속돼 왔다”며 “그렇다면 갑자기 생긴 문제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알고 해결했어야 할 구조적 과제”고 밝혔다.
고 전 의원은 “추 지사는 경기도지사가 되기 직전까지 하남갑을 지역구로 둔 6선 국회의원이었다”며 “6년 된 문제를 6선 국회의원이었던 추 지사가 왜 이제야 경기도 재정위기의 원인으로 꺼내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회의원 시절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입법과 예산 노력을 했는지도 도민께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입 구조도 개선해야 하고 소방 재정부담도 바로잡아야 하며 고령화에 따른 복지 수요 증가도 인정해야 한다”며 “그러나 외부의 구조적 문제를 하나씩 제시한다고 경기도 내부의 재정운용 책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고 전 의원은 “복지 자체가 문제라는 것도 아니다. 취약계층과 어르신, 장애인, 돌봄이 필요한 도민에게 필요한 복지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문제는 재원 대책과 지속가능성을 충분히 따지지 않은 지출과 기금·지방채에 의존한 재정운용, 그리고 그 상환 부담을 다음 도정과 미래세대에 넘긴 방식”이라고 밝혔다.
경기도가 지난 5일 발표한 공식 자료에서도 복지예산이 전체 예산의 약 49%에 달하고 현재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60%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재정 상황의 지출 측면에서 제시했다.
고 전 의원은 “경기도 스스로 지출 구조를 재정 문제의 한 축으로 설명해 놓고 그 지속가능성을 검증하는 목소리를 ‘시빗거리’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재정현황 자료를 인용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가 2038년까지 상환해야 할 채무와 기금 차입금은 총 7조415억원으로 지방채 1조9117억원과 지역개발기금·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내부 기금 차입금 5조1298억원이다.
고 전 의원은 “저 역시 제11대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이 같은 재정 위험을 수차례 경고했고 본회의 도정질문을 통해 지방채와 기금 융자의 실태 및 상환계획을 직접 따져 물었다”며 “현금성 지원에 대해서도 지원 자체가 아니라 재원을 어디서 마련하고 빌려 쓴 돈을 누가 언제 갚을 것인지 물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복지 탓이 아니라면 무엇이 원인인지, 7조 원대 채무와 기금 차입금이 어느 도정에서 어떤 사업과 재원조달을 통해 발생했는지 숫자와 자료로 공개하면 된다”며 “세수·복지·소방 문제와 경기도 내부의 차입·지출 구조를 모두 같은 기준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 전 의원은 “정말 경기도 재정이 ‘비상 상황’ 이라면 도민에게 고통을 요구하기 전에 도지사부터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며 “업무경비 일부 감액에 그칠 것이 아니라 도지사 보수의 자진 삭감·반납 방안을 검토하고 도지사 홍보성 예산과 과도한 의전성 경비부터 과감하게 줄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의회를 향해서도 책임을 물었다.
고 전 의원은 “도의회는 매년 예산과 결산, 기금운용계획을 심의하고 집행부의 재정운용을 감시하는 기관인 만큼 현재 상황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제12대 경기도의회는 전체 167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44석, 약 86%를 차지하고 있다”며 “도지사도 민주당이고 도의회도 민주당 절대다수인 상황에서 서로 책임을 덮어준다면 견제 기능은 사실상 무력화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도의원들도 재정 비상이라는 진단에 동의한다면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의 자진 삭감·반납 등 정치권 스스로 부담을 나누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7700억원을 줄여 도민의 민생예산에 손대기 전에 정치권이 먼저 무엇을 내려놓을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고 전 의원은 “소방의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것과 경기도 재정운용의 책임을 밝히는 것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문제가 아니다. 둘 다 해야 한다”며 “재정 비상을 선언한 사람이 추미애 지사 본인이라면 ‘시빗거리 삼지 말라’고 할 것이 아니라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민이 묻는 것은 시빗거리가 아니다. 7조 원대 채무가 왜 생겼고 7700억원을 왜 줄여야 하는지, 그 부담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묻는 것은 도민의 당연한 권리”며 “재정 비상의 고통을 도민에게 먼저 청구하지 말고 정치가 먼저 책임지고 정치권이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