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늙지만 정작 자신의 노년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일은 많지 않다. ‘저속노화’와 ‘웰에이징’, ‘성공적 노화’가 강조되는 시대, 주지현은 신간 ‘미술관에서 노년을 만났습니다’에서 잘 늙는 방법보다 한 걸음 더 근본적인 질문인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꺼내 든다.
책은 빈센트 반 고흐와 장 프랑수아 밀레, 고야, 모네, 프리다 칼로, 클림트, 마티스, 렘브란트, 메리 카사트 등 시대와 국적을 넘나드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노화와 돌봄, 관계, 상실, 기억과 죽음을 들여다본다. 그림 속 노인의 표정과 몸짓, 화가들의 생애를 따라가다 보면 노년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의 삶과 맞닿은 문제로 다가온다.
저자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인터뷰를 명화에 겹쳐 놓는다. 미술사의 정답을 설명하기보다 늙어가는 몸과 돌봄을 주고받는 관계, 고독과 애도, 죽음 앞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노년을 건강과 생산성으로 평가하며 끊임없이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에도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