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불화로 더 이상 가정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A군(16)은 최근 청소년쉼터에 입소했지만 통학에 대한 고민이 크다.
A군이 살던 안성 지역에는 청소년쉼터가 없었기에 수원의 쉼터에 입소했지만, 통학은 기존대로 안성까지 장거리를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A군은 매일 1시간 30여분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아침 6시께 일어나 통학을 준비해야 한다. 물론 하교시에도 이동에 상당한 시간을 소모해야 해 학업과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 안산에 살던 B양(18)은 최근 안양의 청소년쉼터에 몸을 의탁하며 결국 전학을 선택했다.
안산시 관내 단기쉼터 이용 기간이 종료되며 중장기쉼터가 있는 안양의 쉼터에 머물게 됐고, 등·하교 시마다 1시간 가량을 소모하는 등 불편이 커졌기 때문이다.
결국 B양은 기존 학교에서 친하던 친구들과 같은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되며 교우관계가 멀어질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자신들이 당초 살던 지역의 쉼터를 이용할 수 없는 가정 밖 청소년들이 타지역으로 내몰리며 통학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쉼터는 타지역 청소년들의 입소로 정원을 초과하는 사례까지 발생하지만, 쉼터가 없거나 부족한 지자체들은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며 동네 밖으로 청소년들을 떠미는 모양새다.
29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18개 지자체에서 33개 청소년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13개 지자체는 쉼터가 한 곳도 없는 셈이다.
이로 인해 쉼터가 없는 지역의 가정 밖 청소년들은 타지역으로 떠나야 한다.
실제 정원이 15명인 성남시 남자단기쉼터는 여자단기 쉼터만 있는 화성·이천 등 타지역 청소년들을 수용하며 정원이 초과(16명)됐다. 이어 관내 남자중장기쉼터는 입소 인원 10명 가운데 6명이, 여자단기쉼터는 입소 인원 11명 가운데 8명이 타지역 출신이다.
안산시 남자단기쉼터도 14명 가운데 6명이, 하남시 남자중장기쉼터도 7명 중 5명이 타 지역 청소년이었다.
심지어 부천 일시쉼터는 입소자 5명이 전부 광주, 고양 등 인근 지역 출신이다.
이밖에 동두천과 과천, 고양 등은 각각 남양주, 안산·안양, 의정부·시흥으로 가정 밖 청소년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이들 가정 밖 청소년들은 기존 주거지를 벗어나야 하는 만큼, 장거리 통학을 해야 한다. 각 지자체는 이들의 통학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임시보호가 이뤄지는 청소년들의 경우 가정으로 돌아가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만큼 전학 등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권일남 명지대학교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청소년기 또래관계는 매우 중요한데도, 타 지역 쉼터를 이용하는 일부 청소년들이 장거리 통학이나 전학을 선택하고 있다”며 “주변에 대안교육기관이 있다면 하나의 대책이 되겠지만, 이마저 없다면 결국 장거리 통학이나 전학해야 하는 만큼 심리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