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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에서 만난 다산]

[오솔길에서 만난 다산], 김창수 / 나남 / 440쪽

이승섭 연합취재본부 2026.08.10 08:30

 

[오솔길에서 만난 다산], 김창수 / 나남 / 440쪽

위대한 실학자로만 기억돼 온 다산 정약용을 ‘인간’의 자리에서 다시 불러낸 책이 나왔다.

‘목민심서’를 쓴 실학자, 정조의 신임을 받은 개혁 관료, 수원화성을 설계하고 거중기를 개발한 발명가. 우리에게 이렇게 다산이라는 이름은 익숙하지만, 그 익숙함이 오히려 그를 다 안다는 착각을 낳아온 것은 아닐까.

대덕구청장과 18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서 활동한 저자 김창수는 거듭된 낙선 속에서 다산을 만나 위안을 얻었고, 2018년 사단법인 도시공감연구소를 설립해 인문학교실 다산학당을 운영하며 다산을 알려왔다.

저자는 책에서 다산의 고향인 남양주 마재와 강진 유배지,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넘어가는 오솔길을 직접 걸으며 200년 전의 다산에게 말을 건넨다.

책은 다산이 스스로 삶을 정리한 ‘자찬묘지명’과 신유사옥으로 세상을 떠난 벗들의 ‘묘지명 열전’에서 출발해, 그가 남긴 여러 호와 시문 그리고 가족에게 보낸 편지 등을 통해 삶을 새롭게 읽어낸다.

정조와 새 시대를 꿈꾸던 청년 관료, 백성의 현실을 목격한 암행어사, 하루아침에 정치적 기반을 잃고 강진으로 내몰린 유배객, 제자들과 학문 공동체를 일군 교육가에 이르기까지 다산의 다채로운 얼굴을 두루 살핀다. 역병에 맞선 의원이자 서화를 평한 미술평론가, 500여 권의 책을 기획하고 펴낸 출판인으로서의 면모까지 담아낸 것도 눈에 띈다.

또 유배지에서 얻은 딸이 있다는 풍문이나 천주교 배교를 둘러싼 진실 등 독자들이 궁금해하면서도 쉽게 답을 찾기 어려웠던 물음도 피하지 않는다.

‘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신서’ 등 다산의 대표 저서들이 태어난 배경도 관직 경험과 유배 생활에서 마주한 조선 사회의 모순에 대한 구체적 응답이었음을 짚어낸다.

이승섭 연합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