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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대학’ 개념… 미디어 구조 변화와 의미 분석

읽기의 위기┃크리스토프 엥게만 지음. 김인건 옮김. 헤이북스 펴냄. 216쪽. 1만7천원

이승섭 연합취재본부 2026.05.24 06:35

 

[읽기의 위기]크리스토프 엥게만 지음.

김인건 옮김.

헤이북스 펴냄. 216쪽. 1만7천원]

현대사회에서 우리를 둘러싼 풍경을 바라보면 책이나 텍스트를 읽기보다 새로운 플랫폼에서 무언가를 듣는 데 더욱 익숙해진 듯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이 구술 콘텐츠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안 AI는 쉬지 않고 읽고 있다.

독일의 미디어 학자 크리스토프 엥게만은 이런 오늘날의 모습을 정면으로 파고들어 분석한 결과를 ‘읽기의 위기’에 담았다.

엥게만은 이 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풍경을 ‘가상 대학’이라 부른다.

누군가가 먼저 책과 텍스트를 꼼꼼히 읽고, 청중에게 그 내용을 요약하고 풀이해 들려준다.

청중은 듣지만 읽지는 않는다.

이 모든 것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미디어 기술의 구조적 변화에서 비롯된 현상임을 명료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결론은 비관적이지 않다.

엥게만의 분석은 변화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AI가 읽고, 유튜버가 대신 읽어주는 시대일수록 스스로 읽고 판단하는 능력은 사라지는 기술이 아니라 더욱 희소해지는 핵심 역량이 된다.

대규모 언어 모델에 좋은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평가하는 능력도 결국 텍스트를 깊이 읽어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여전히 무언가를 스스로 읽어야 할까?’ 책이 던지는 질문은 우리를 다시 책 앞으로 이끈다.

이승섭 연합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