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어쩌다 핑계 없이 뚝딱뚝딱 휑하니 썰렁해 하루하루 사는 게 정화淨化되었던 몸도 마음도 가물가물하더니 덜 무겁게 힘든가 보다 짠했던 어제보다 오늘은 답답했던 가슴 뻥 뚫어 활짝 열어놓고 덩실덩실 더덩실 즐겁게 춤추며 시원스러운 가을바람 실컷 불어왔으면 좋겠다
[뿌리] ㅡ윤동주 선생님을 생각하다가ㅡ 詩: 전 진식 나무는 물을 기억하고 있다 뿌리를 내려 물을 찾고 기원(紀元)을 거슬러 오르고 샘은 젖어 있어도 詩 한 줄은 목이 마르다 한 젊은이가 부르다가 죽은 노래는 연변 마을 외진 시비(詩碑)로 서 있고 아직 벗겨지지 못한
[비움] 마음은 때로는 언덕 같고 넓은 바다 같고 하늘 같은 푸른 꿈을 구름처럼 품고 산다 청량淸凉한 네 마음에 내 마음에 사붓사붓 닿을 때 착착 열정熱情을 불태우면 천근만근千斤萬斤 좋더라 남을 배척排斥하면 곁에 있던 사람도 보이지 않아 방황彷徨할 일 없이 아쉬운 마
[오솔길] 뚝딱뚝딱 엎드러지며 생명의 강으로 가쁜 숨 쉬듯이 까다로운 하루가 떠나면 또다시 싱겁게 바라보고 있는 영혼靈魂으로 굽어지는 어둠에서 다가오는 달님에게 인계引繼하고 보이질 않네 세상살이 깔끔하고 후끈후끈하다 피었던 꽃처럼 어느 순간에 누더기다 덤으로 하나둘씩
[우리는] 우리는 지금까지 빈 둥지만 지키지만 말고 머리가 하나인 것은 늘 좋은 지혜로 좋은 생각을 가지고 초롱초롱하게 사랑하자 우리는 오손도손 살아도 부족하고 아웅다웅 살아도 부족하고 튼튼한 두 다리 두 팔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우리는 두 귀로는 싫은 소리보다
[신기루] {수필가/시인/ 전진} 홀연히 나타나서 내 앞에 서 있는 당신 눈이 부시다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좋아하는 것으로 이유를 두고 한 번은 기대고 싶은 만남에는 우연도 있다지만 너무 멀리 보이는 나 하나의 사랑 별들도 모두 잠든 밤 나 이제 떠나가리라
[연인] 느닷없이 쑥덕이며 절박切迫하게 우연偶然히 비틀거리다가 두근거린 가슴이 뻥 뚫려 찾아오면 뗄 수 없는 운명적運命的 너와 나의 인연因緣 풋풋한 선물膳物 지우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은 게 사랑밖에 없더라 설렘안고 방실방실 살아왔던 나날 불꽃 같은 열정熱情으로 피할
[거울] 흠뻑 젖어보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두려움 꺼내어 저물어 가는 내 마음 질질 우렁우렁 징검다리 건너 훌쩍이다 두드리는 마음 텅텅 비워두고 더 가더라 쭈뼛쭈뼛 튀어나오는 정 말도 없이 엄청 뿜어지는 욕심을 억제하면서 살지 끊임없이 사라지는 욕심 어느 날엔 우득커이
[부엉이가 우는 밤] 누가 그랬다 세상 보는 게 지랄 같아서 선글라스를 낀 단다 어울리지 않게 옷매무새가 초라해 보이는데 세상이 너무 밝게 보인다고 한다 돈도 사랑도 보이지 않는 게 그리움이라고 그는 쓸쓸히 유행가 한 소절을 불렸고 꺼이꺼이 숨어 우는 부엉이의 울음소
[매일] 매일每日 초조焦燥함에 여유餘裕가 없는 오늘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가 없지만 서둘러 참회懺悔와 성찰省察하면서도 알뜰히 챙기지 못해 야속野俗했던 그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요 망설임 없이 남겨진 섬섬옥수纖纖玉手 추억追憶 둥글둥글 아침 해처럼 떠올라 희미稀微하게 누덕
[정류장] 정류장 정류장 마음편히 쉬어다 가세요 정류장 인생의 가는길 괴로울 때도 슬을 때 보고플 때 고독할때 못견디게 그리울 때 지난 날들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정류장에 쉬어 가세요 정류장 정류장 정류장 정류장 사랑의 정류장 당신을 위해 준비했어요 했어요 정류장 정류
[삶은 때론] 삶은 때론 기쁨과 슬픔 건강健康한 아픔에 미안未安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빛과 그림자 같은 설움에 괴롭기도 하더라 삶은 때론 훨씬 푸짐하다 훼손되어 빈털터리가 되고 사랑의 정쟁情爭으로 승자勝者도 패자覇者도 보듬어 안아주는 너그러움 삶은 때론 높고 낮은
[세상살이] 밤이 지나 아침이 오면 사랑 때문에 웃을 때도 울 때도 있었지만 어차피 다 떠나가 아무도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 후회後悔가 없도록 하자 세상살이는 다음이 없기에 연습練習도 복습復習도 없지만 희망希望을 품고 그대는 적혈구赤血球가 되고 나는 백혈
[인내심] 마지막이라는 말 입 밖으로 꺼내지마라 사는 게 꼬여서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지쳐 궂은일 있을 때도 치열熾烈하게 버티어 거침없었던 하루 잠자리에 누울 때까지 무사無事함을 감사感謝하자 실연失戀도 없이 기쁨이 어떻게 찾아오겠는가 지금까지 꿋꿋하게 살아왔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