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세종특별자치시가 진정한 행정수도로 발전하기 위해서 제주특별자치도에 준하는 행·재정 특례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는 출범 10년을 평가하고자 지난 3일 서울 LW컨벤션센터에서 한국정책학회 주최로 ‘세종특별자치시 10년 성과평가 및 조직체계 발전방안’ 주제로 기획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0년 성과 및 발전모델’ 연구용역과 연계해 열린 것으로 관계 중앙부처 및 학계 전문가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먼저 성과 평가 부분에 대한 주제 발제를 맡은 경북대 하혜수 교수와 전북대 하동현 교수는 세종시가 건설 목적인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한 정도를 인구와 GRDP 비중을 통해 측정했을 때 각각 전국에서 0.7%를 담당하는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출범 후 10년 간 본래 건설목적인 국가균형발전 효과는 미흡했다면서 수도권 인구분산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행·재정 특례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조직체계 발전방안에 대한 발제를 맡은 금창호 박사는 세종시 조직이 단층제인 조직관리 대상과 다층제를 기준으로 한 현행 조직관리 제도의 불부합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준인건비 배제, 광역 행정 수행을 위한 최소 기본단위 조직을 구성할 수 있도록 기준을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재정 특례 부여의 필요성은 전문가 토론에서도 이어졌다.
제20대 윤석열대통령 인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박기관 상지대 교수는 단층제 행정체계에서 지역 주민의 행정서비스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주도에 준하는 행·재정 특례를 새 정부에 강하게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문화 분야 보완, 자족기능 강화, 경제·의료·교육 등 기반 시설 확대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정민승 한국일보 기자는 주민들이 살고 싶은 도시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 중 세종시의 문화 분야 미흡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채수경 자치분권위원회 자치분권국장은 세종시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서는 초기 건설 목적에서 확장해 기업 유치 등 특화 발전 방안 마련을 통한 자족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주식 국무조정실 세종시지원단 정책총괄지원과장은 주민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기업 유치, 의료시설 및 교통망 확충, 교육의 질 향상을 최우선 개선 과제로 뽑았다.
최형욱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기획재정담당관은 행정수도 완성 및 세종시 발전을 위한 건설주체와 유관기관 간의 거버넌스가 부족하다며 긴밀한 협력과 정책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기 세종시 기획조정실장은 “시 출범 후 10년 동안 큰 틀에서의 제도와 기반 시설은 많이 나아졌으나, 문화와 교육 등 세밀한 콘텐츠는 아직 부족하다”며 “기회발전특구, 교육자유특구, 규제혁신 등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세종시 특성을 고려한 비전을 담아 다양한 정책, 사업들을 발굴하는 고민을 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제시된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행정수도 위상에 걸맞은 지원과 특례 부여 방안을 마련, 중앙 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는 한편 시 조직개편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춘희 시장은 “세종시는 그동안 인구 38만의 중견도시로 성장했고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확정 등으로 정치·행정의 중심지로서의 기반은 마련됐다”며 “이번 세미나에서 제안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신 자치분권 모델’의 선도 도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