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르신은 “햄버거를 먹고 싶어도 키오스크 주문이 어려워 엄두를 못 낸 적이 많았는데, 체험해보니 용기가 생겨 얼마 전 친구와 함께 가서 주문에 성공했다”며 “가게마다 기계가 조금 달라 보여 걱정이 되긴 하지만 자꾸 배워서 더 많이 활용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체험을 돕는 서포터즈로 활동 중인 김성희씨는 “어르신들이 스마트폰 사용법을 익히고 키오스크 주문에 성공하면 항공권 등 복잡하지만 본인이 필요한 분야로 관심을 넓히시기도 한다”며 “자녀들에게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데 현장과 비슷한 기계로 배울 수 있어 어르신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수원시는 디지털체험존 뿐만 아니라 ‘에듀버스’라는 이동식 체험도 운영해 디지털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도서관 앞에서 전자도서관 이용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지역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행사장 등을 찾아가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디지털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디지털 기기 뿐 아니라 프로그램 등 디지털 활용법을 무료로 가르쳐주는 디지털배움터도 운영된다.
디지털배움터는 디지털 기기에 취약한 노인 뿐만 아니라 장년층이 새로운 삶을 열어가는 기회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사용법을 차근차근 알려주는 것부터 기본적인 컴퓨터 프로그램 활용법을 배울 수도 있다.
디지털배움터에는 강사 외에 서포터즈 1명을 추가로 배치해 강의를 쉽게 따라가지 못하는 수강생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제공한다.
방정례씨는 문서 편집을 배우기 위해 우만종합사회복지관에 마련된 디지털배움터에서 ‘한글문서 작성하기’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강사가 제시한 프로젝터 화면과 자신의 모니터를 번갈아 보느라 돋보기를 연신 올렸다 내렸다 하고 손으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며 집중해서 수업을 듣는다.
그는 “디지털배움터에서 문서를 꾸미는 방법을 배워 나중에는 그림도 편집해 넣을 수 있게 되면 시집을 내는 게 꿈”이라며 “화면도 잘 안보이고 조작도 어렵긴 하지만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희열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원시에서는 10곳의 디지털배움터에서 1700여개의 과정이 개설돼 4500여명의 시민이 온·오프라인으로 교육을 받았다.
올해는 디지털 배움을 원하는 시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디지털배움터를 대폭 확대했다.
현재 장안구 6곳, 권선구 10곳, 팔달구 11곳, 영통구 7곳 등 총 34곳의 디지털배움터가 운영 중이다.
덕분에 시민 누구나 가까운 디지털배움터에서 진행되는 200여개의 강좌를 선택 수강하면 생활에 편리한 디지털의 문을 열 수 있다.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방법,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방법, SNS를 개설해 활용하는 방법 등 실제 생활에 유익한 기초적인 강좌들이 디지털 취약계층에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동영상 편집하기, 파워포인트, 코딩, 메타버스 체험 등 디지털의 무한한 세계를 탐험할 수도 있다.
특히 수원시는 디지털배움터를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화교육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9년 7월 시행된 ‘수원시 시각장애인 정보접근권 지원 조례’에 따라 정보 접근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각장애인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컴퓨터 기초, 인터넷과 스마트폰 활용 등 시각장애인들의 디지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가까운 디지털배움터는 디지털배움터 홈페이지중 ‘배움터 찾기’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고 필요한 강좌 신청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수원시 관계자는 “노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이 디지털배움터를 통해 디지털 역량을 키우고 일상에서 디지털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교육과 찾아가는 교육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