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인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 종합운동장. 이곳 검도장에서 용인시청 직장운동경기부 검도팀의 훈련이 한창이다.
플레이코치를 겸하고 있는 박병훈 선수와 주장 조진용 선수가 번갈아 가며 무서운 기세로 상대의 호구 위로 죽도를 내려친다.
연속된 타격음과 선수들의 힘찬 기합이 훈련장을 가득 채운다.
선수들의 기합 소리에서 뜨거운 투지가 묻어난다.
용인시청 직장운동경기부는 검도, 유도, 태권도, 볼링, 조정, 육상 등 6개 종목에서 지도자와 선수 등 51명이 활약하고 있다.
시 체육회 소속 씨름팀에도 12명의 지도자와 선수들이 있다.
이들은 올해 각종 국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오는 8월 개최되는 경기도종합체육대회에서 이들의 금빛 승전보가 기대된다.
검도팀 선수 8명은 이인희 감독의 지도 아래 맹훈련 중이다.
다음 달 용인에서 개최되는 경기도종합체육대회 우승이 목표. 냉방시설 없는 연습장, 흘러 내리는 땀으로 도복이 흠씬 젖어 들었다.
이인희 감독은 “그동안 코로나19로 훈련에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우리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어 기특하고 대견하다”며 “더욱 정진해서 경기도종합체육대회 우승으로 시민들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검도팀의 올해 대회 출전 성적도 괄목할만하다.
지난 5월 ‘제7회 한국실업연맹회장배 전국실업검도대회’ 단체전에서는 전남 무안군청을 상대로 극적 우승을 거뒀다.
에이스 조진용이 30초를 남겨놓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다시 종료 13초 전 머리치기 공격을 성공시키며 역전 드라마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인희 감독의 최우수 지도자상 수상까지, 검도팀은 겹경사를 맞았다.
앞선 4월에는 ‘제26회 춘계전국실업검도대회’에서 개인전 1·2·3위와 단체전 2위에 입상했다.
조진용 선수는 “검도는 3년마다 세계선수권 대회가 열리는 데 지난 2018년 아쉽게 일본 안도 선수에 패해 은메달에 그쳤다”며 “코로나19로 대회 개최 시기는 불명확하지만 제18회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는 꼭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도팀도 경기도종합체육대회 우승을 목표로 막바지 담금질이 한창이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강헌철, 홍석웅 선수는 진천 선수촌에 입촌했고 나머지 5명의 선수들은 수원 영통구 경기대학교 체육대학에서 경기대, 안산시청 등 4개팀 선수들과 함께 훈련 중이다.
유도팀은 지난해 ‘2021 양구 전국실업유도선수권대회’에서 11년만에 단체전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유독 실업선수권대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던 터라 더욱 반가운 승전보였다.
이를 시작으로 지난 3월 열린 ‘2022년 국가대표 2차 평가전’에선 73kg급에서 강헌철 선수가 1위로 입상, 오는 9월 항저우에서 열리는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냈다.
지난 5월에는 홍문호 선수가 제13회 청풍기 전국유도대회에서 남자일반부 66kg급 정상에 올랐고 송민기 선수가 81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홍문호 선수는 “유도는 상대를 ‘잡는’ 훈련이 가장 중요한 데 코로나19로 인해 겨루기 훈련을 할 수 없어 아쉬움이 있었다”며 “경기도종합체육대회 우승과 국가대표 선발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해 시민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도팀을 이끄는 김혁 감독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남자 유도 60kg급 금메달리스트다.
지난 1997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선 금메달을 따며 명성을 떨친 바 있다.
김 감독이 선수들을 영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성실함’. 꾸준히 훈련에 임할 자세가 되어 있는 선수들이 결국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것을 경험으로 체득했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실력도 뛰어나지만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며 “열심히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만큼 오는 8월 경기도종합체육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볼링팀의 활약도 기대된다.
볼링팀은 지난 6월 제23회 대한볼링협회장배 전국볼링대회 여자 일반부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볼링팀은 이 대회에서만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특히 장하은 선수는 대회 2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4월에 열린 2022 국가대표 선발전에선 장하은, 손현지, 김지수, 가윤미 선수가 모두 상위 랭킹에 오르며 출전선수 4명이 전원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안았다.
입단 4년 차인 장하은은 48경기 합계 1만848점으로 가장 좋은 기록을 내며 국가대표 후보군으로 선발됐고 뒤이어 손현지가 합계 1만709점, 김지수가 합계 1만691점, 가윤미가 1만650점점으로 상비군으로 이름을 올렸다.
조윤정 감독은 “지난 4월 선수단 차량이 교통사고를 당해 선수들이 지금까지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좋은 성적을 내주고 있어 고맙다”며 “개인 기량 향상은 물론 팀워크를 최대한 이끌어 내 경기도종합체육대회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4월 용인시 ‘스포츠인권 보호 및 증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표준계약서와 표준 운영 규정을 도입하는 등 선수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처인구 마평동 종합운동장 철거로 훈련장이 사라지는 검도팀과 유도팀을 위해선 삼가동 미르스타디움에 240㎡ 규모의 검도장과 150㎡ 규모의 유도장을 마련해 선수들이 더 쾌적한 환경에서 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대한체육회 직장운동경기부 운영지원 사업인 ‘지방체육진흥사업’ 공모에 선정돼 운영비 2억9000만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시는 비인기 종목 육성을 위해 지난 2005년 조정팀을 창단했다.
조정의 경우 선수들이 훈련할 장소나 시설 등 종목 운영을 위한 인프라를 갖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전국에 실업팀이 14곳에 불과하다.
시는 기흥호수공원 조정경기장 운영 등 꾸준히 선수 육성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선수들도 조정 꿈나무들을 발굴할 수 있도록 ‘재능기부’로 조정교실을 운영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시의 이 같은 뒷받침에 힘입어 국가대표로 발탁된 선수만도 4종목 8명에 달한다.
육상 세단뛰기 최영환을 비롯해 유도팀 강헌철·홍석웅, 볼링팀 장하은·가윤미·김지수·손현지 등이 대표팀으로 활약하고 있다.
태권도팀의 이동주도 지난 3월 유니버시아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에 올라 국가대표가 됐다.
검도팀의 조진용, 박병훈도 사실상 국가대표로 불러도 무방하다.
검도 세계선수권 대회는 3년마다 열리는 데 이들 두 선수는 4회 연속 출전해 오고 있다.
오는 2024년 세계선수권에 참가할 대표 선수는 올해 하반기에 선발한다.
시 관계자는 “올해 용인시 직장운동경기부 소속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펼쳐주고 있어 자랑스럽다”며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각적인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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