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위에 슬며시 내려 않더니
그새 내 머리위를 소리 없이 적시고
나보다 앞서 울어버리는 빗물은
소리도 없이 또 적시고
비어 버린 꿈의 뒤란을 휘저으며
마음이 흔들리면 쉬란다
가까이 이슬비 숲은 안개 자욱한데
때마다 서럽게 피어나 내내 그 모습으로
아른거리는 풍광은
경계 없는 색채 보여주고
초점 잃은 원근은 방황하는 신음으로
벼랑 끝에 선 고독이 나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