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서울 중구는 청구 어린이공원을 재조성하고 9.27. 현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2003년 준공된 청구 어린이 공원은 주민 간 마찰이 끊이지 않던 곳이다.
어린이 공원의 반을 차지하고 있던 게이트볼장에서 게임을 하던 어르신들과 마음껏 뛰어놀고 싶은 아이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졌던 것.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와 청구동 주민센터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다.
작년 9월 학부모, 어린이집 관계자, 어르신 등이 모여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공원을 어떻게 새로 조성할 것인지 주민들의 뜻을 물었다.
주민들은 ‘어린이 공원은 어린이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작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주민설명회와 간담회를 열고 주민들의 의견을 녹여 어린이 전용 다목적 구장, 광장형 창의놀이터, 산책길 등을 조성했다.
함께 그려본 공원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구는 어린이를 위해 공간을 흔쾌히 양보해주신 어르신들을 위해 청구 문화마당 옥상녹화 지역에 잔디를 깔고 게이트장을 마련했다.
이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다.
게이트볼장 인근 주민이 소음 문제를 제기했다.
어르신들은 정해진 시간에만 게이트볼장을 이용하기로 약속했다.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고 양보한 결과다.
9.27. 오후 3시 현장 설명회에는 어린이와 학부모, 공원주민협의체, 주민 등 50여명이 모여 지난 1년 동안 주민, 구, 동이 함께 노력한 결과에 대해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린이와 학부모 대표가 함께 낭독한“어린이와 학부모의 약속”도 눈길을 끌었다.
어린이 대표는 어린이 공원에서‘맘껏 신나게 뛰어 놀겠다’,‘공원 이용수칙을 잘 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서 참석자들은 짚라인, 순환 트랙, 다목적 구장을 둘러보았다.
특히 짚라인은 아이가 혼자 힘으로 줄을 타고 이동한 뒤, 다음 사람을 위해 줄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도록 함으로써 조절 능력과 배려심을 키우도록 설계됐다.
이 역시 주민 제안이 반영됐다는 구 관계자의 설명이 주민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어른들은 걷기 운동을, 아이들은 인라인과 킥보드를 즐길 수 있는 순환 트랙도 인기 만점이었다.
한편 9.24.~9.25. 이틀간 동국대 벽화동아리 ‘페인터즈’가 공원 내 공중화장실 벽에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아기자기한 벽화를 그려 공원 분위기를 산뜻하게 꾸며줬다.
김길성 중구청장은“어린이 공원을 온전히 아이들에게 돌려준 주민들의 결정으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멋진 공원이 탄생했다”며 이어서 “ 아이들은 온 마을이 함께 키워야 함을 증명해주신 주민분들께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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