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종로구가 이달 17일과 18일 양일간 영국 웨스트엔드 디 아더 팰리스 극장에서 선보인 낭독음악극 통인동128번지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부와 명예를 포기하고 독립운동에 뛰어든 우당 이회영 선생 일가 이야기를 다뤄 국내에서 큰 주목을 받은 데 이어 첫 해외공연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11월 17일이 이회영 선생의 순국일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종로문화재단이 기획한 이번 무대에서는 영국 배우들이 아시아의 낯선 나라였던 조선 이회영 일가의 ‘희생과 봉사’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한 번의 젊음을 어찌할 것인가?”라는 극중 대사로 그의 정신을 알리고자 했다.
이에 영국 프로덕션에서는 통인동128번지라는 고유명사 대신 위의 메시지를 제목으로 택했다.
황원섭 우당 이회영선생 교육문화재단 상임이사는 “단순히 한국작품을 외국에 소개하는 것뿐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국과 영국의 관계를 향상시키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연을 관람한 네덜란드인 관객은 “이 슬픈 역사가 한국의 일만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는 평을 전했으며 현장에서 공연을 본 많은 영국 관객들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통인동128번지는 당시 최고 재산가였던 이회영 선생 가족이 중국으로 망명해 독립운동을 하다가 부족한 독립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비밀리에 잠입, 은거하던 곳으로 해방 후 그 후손들이 본적지 주소로 삼았다.
이러한 인연에 주목한 종로구는 역사적 비극을 되돌아보고 우당 이회영 선생과 가족의 숭고한 삶을 후대와 공유하기 위해 낭독음악극 통인동128번지를 기획했다.
2021년 영상콘텐츠로 제작해 호평을 받았고 올해는 창신아트홀에서 광복절 기념공연으로 관객을 만났다.
한편 한국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상징 우당 이회영은 임진왜란 일등공신인 이항복 10대손이기도 하다.
이 집안에서 영의정을 9명이나 배출해 최고의 명문가를 일컫는 삼한갑족으로 평가받는다.
정문헌 구청장은 “우당 선생은 민족의 수난기에 지도층의 희생을 보여준 대표적인 분이다 앞으로도 종로의 역사문화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들을 조명하는 다양한 무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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