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사무적인 대화, 대기번호 호출벨 소리만 들리던 주민센터에 모차르트와 바흐의 선율이 흐른다.
영등포구 당산1동 주민센터가 민원 대기시간의 지루함을 달래고 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당산1동 민원실’을 운영,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동안 공공기관 민원실은 다소 경직된 공간으로 여겨져 왔다.
사람이 몰려 민원 응대가 지연되거나 규정상 업무 처리가 불가한 경우에는 민원인과 직원 간 언쟁이 발생하고 딱딱한 분위기 속에서 갈등이 더욱 격화되기도 한다.
민원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법행위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공무원에 대한 민원인의 폭행, 폭언 등 사례는 2019년 3만 8054건에서 2020년 4만 6079건으로 21.1%나 증가했다.
이렇듯 날로 증가하는 민원 현장에서의 긴장과 갈등을 완화·해소할 필요성이 대두하는 가운데 당산1동 주민센터에서는 그 해결책으로 음악을 선택했다.
음악이 흐르는 민원실은 평소 민원실 내 갈등 예방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 고민하던 영등포구 당산1동 주민센터의 이선진현 주무관이 ‘영등포구 민선8기 취임초 공무원 제안’에 제출한 의견이다.
지난 10월 우수 제안으로 채택되면서 당산1동 주민센터에서 시범적으로 ‘아음당’을 설치하게 됐다.
‘아음당’에 재생되는 음악은 듣기 편하고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되는 잔잔한 클래식이 주를 이루며 민원인이 지루하지 않도록 친숙한 재즈, 크로스오버, 영화음악 등 총 600여 곡을 선곡·방송하고 있다.
또한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패널을 설치해 낯선 음악에 어색할 수 있는 방문객들의 이해를 돕고 ‘음악을 감상하는 민원실’의 분위기도 한껏 자아내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시작한 ‘아음당’은 약 2주간의 운영 결과 민원인과 직원들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주민센터를 찾은 민원인 이선영 씨는 “삭막했던 민원실이 음악 덕분에 한층 부드러워졌고 친근하게 느껴진다”며 “클래식뿐 아니라 보다 다양한 음악을 선사해 준다면 ‘아음당’이 더욱 편안한 주민들의 쉼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서상환 당산1동장은 “좋은 음악은 사람의 감정을 차분하게 할 뿐 아니라 깊은 감동과 울림을 준다”며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민원실의 갈등 발생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방문 민원인들이 주민센터를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이용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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