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면
김성대
힘없이 젖어오는 오후
툇마루에 앉아 있을 때
세찬 바람이 불면
또 한해가 꾸역꾸역
힘없이 넘어가는구나
때론 흐르는
강물이 되어
갇혀있는 폭풍 속에
구름이런가 했더니 허공이었다
잠깐
먼 산을 바라보며
지나간 날들만큼
오늘 하루도 두 배 세배
그 이상으로 남겨진 시간을
마구 쓰며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나 먼 거리를
소리소문없이 달려와 버렸다
내 사랑하는 가족도
가까이 있던 친구도
다 챙겨주지 못한 채
잠들어 있을 시간도 아까워
침묵하며 등불이 없는
어두운 길을 여행하듯이
걷고 또 걸어간다
때론 늦을세라
달음박질하면서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지 않도록
머리에 마음에 가슴에
심금心琴을 울리도록
피땀을 흘리며 아웅다웅
잡지 못할 만큼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나누면서 살아가고 싶다
허무虛無한 메아리 같지만
답답한 영혼을 깨우쳐
야무지게
오매불망寤寐不忘 뙤약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남겨진 세월 동안
너에게 나에게
사랑하는 걸 놓치고 싶지 않다
약력(靑松 金成大 詩人)
*광주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전남대 평생교육원 문창과 수료
*월간 한울문학 호남지회장 역임
*(사)대한민국문화예술교류진흥회 문학대상 수상
*서울평화문화 대상 수상
*한국지역방송 연합회 언론인 대상 수상
*윤동주탄생 100주년 기념 공모전 특별문학상 수상
*타고르문학상 공모전 詩 부문 대상 수상
*대통령 표창, 내무부,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 외 다수
*한국문인협회 나주지부장 역임
*가곡 10곡 작사 "5월에 부는 바람, 오 나주여" 외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추모시집 수록
*시집 5권 : 사랑이 머물다 간 자리, 진달래꽃, 오 나주여, 디카시집, 삶의 정류장
*현)서울일보 호남취재본부 광주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