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광진구가 저장강박으로 의심되는 50대 독거남성 집을 찾아 15톤 쓰레기를 청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희망을 전했다.
자양1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거주 중인 A씨는 길거리에 버려진 물건들을 마구잡이로 가져와 집안 천장까지 가득 쌓아 두고 있었다.
집 주변에도 장기간 폐기물을 적치해 이웃 주민들의 우려와 갈등을 초래하곤 했다.
이에 자양1동 주민센터와 담당부서 자원봉사자들이 청소도구를 들고 나섰다.
16일 오전, 30여명의 사람들이 A씨의 집 앞으로 모여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집안 곳곳 쌓여있는 오래된 고물과 생활쓰레기로 인해 악취가 진동하고 벌레까지 생긴 상태였다.
이날 수거한 쓰레기는 차량 6대 물량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었다.
“10년 넘게 애지중지 모은 내 새끼야 당신이 뭔데 치우려고 해?” A씨를 설득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했다.
가족과 단절되고 고용상태도 불안정해 그가 의지할 수 있는 건 오래된 물건들뿐이었다.
지난 2013년과 2019년에도 대청소를 해줬지만, 저장강박의 특성상 재발이 쉬워 다시 물건을 적치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구는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자 곧바로 대책회의를 열었다.
먼저 A씨를 설득해서 쓰레기를 비워내고 도배와 장판을 지원해 안전한 주거 환경을 조성한다.
이후 방문간호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마음 건강을 돌보고 말벗까지 지원한다.
환경순찰도 꾸준히 실시해 재발을 방지할 예정이다.
특히 자양1동 주민센터는 A씨를 설득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완강했던 A씨의 마음을 계속해서 두드린 끝에, 결국 폐기물을 처리하기로 동의를 얻어냈다.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반려견 3마리도 A씨의 동의 하에 다른 곳에 입양을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16일 동 직원들과 청소과, 자치행정과,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긴밀하게 협력하며 10년 넘은 쓰레기를 깨끗하게 처리했다.
민선8기 정책기조인 ‘동 지역책임제’가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저장강박 증상은 외로움과 우울감이 큰 분들에게 발현되기 쉬운 만큼 지역 공무원들과 주변 이웃들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동 지역책임제을 필두로 지역사회 문제를 적극 발굴하고 신속하게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17일에도 대청소를 이어가 집 안에 남아 있는 쓰레기를 처리한다.
물청소와 방역까지 시행해 마무리 작업에 철저를 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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