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서울 중구 1인 가구 70여명이 지난 9일 저녁 정동에서 역사문화 해설을 듣고 초여름 밤 낭만을 만끽했다.
중구는 1인 가구 비율이 43.7%로 서울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높다.
구는 2021년부터 1인 가구 지원을 위한 전담팀을 신설하고 요리, 호신술, 재무관리 등 프로그램 운영 1인 가구 전용공간 ‘놀다가’ 개소 전·월세 반환보증 보험료 및 주택관리서비스 제공 ‘홍당무마켓’개최 중구 1인가구 온라인 카페 “THE 싱글즈”를 개설 등 다양한 지원을 펼쳐왔다.
중구는 “THE 싱글즈” 회원이 700명을 돌파하자 이를 기념하기 위해 10월 13일~14일 정동 일대에서 개최 예정인 ‘정동야행’ 축제를 미리 체험하는 ‘1인가구 미리, 정동야행’ 행사를 마련했다.
근대역사문화 유산이 몰려있는 정동에서 문화해설사의 옛 이야기를 들으며 역사 여행을 할 수 있는 이번 행사는 50명 모집에 100여명의 신청자가 몰려 정원을 70명으로 확대해 진행했다.
신청자도 20대~60대로 다양했다.
금요일 저녁 일터와 학교에서 복귀한 주민들은 오후 7시 배제어린이공원에 속속 모였다.
간단히 배를 채우고 나서 오후 7시 30분부터 5개 조로 나누어 해설사와 함께 정동 탐방을 시작했다.
먼저 배재학당, 정동제일교회, 서울시립미술관을 둘러본 뒤 다시 배제어린이공원에 모여 도전 골든벨 퀴즈대회에 참여한 뒤 덕수궁 중명전, 이화여고 러시아공사관으로 시간 여행을 떠났다.
참가자들은 근대문화 역사의 현장에서 해설사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100여 년 전 경성의 ‘핫플’ 정동을 활보하던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을 떠올릴 수 있었다.
한국 최초의 근대식 중등 교육기관 배제학당에서 시인의 꿈을 키우던 김소월의 모습, 최초 서양식 호텔인 손탁호텔에서 가베를 즐기던 풍경을 상상해봤다.
한국 최초의 기독교 감리교 건축물 정동제일교회 벧엘예배당 파이프오르간 뒤에 숨어 3·1 운동에 쓸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등사하던 배재·이화학당 학생들의 모습도 그려봤다.
이날 참가자들은 ‘도전 골든벨’ 퀴즈에도 참여했다.
이번 행사명 ‘미리, 정동야행’, 배재학당 설립자 ‘아펜젤러’, 정동교회 ‘벧엘 예배당’ 이름을 묻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문제 5개를 모두 맞춘 참가자에게는 기념품이 증정됐다.
한 참가자는 “여름밤 운치 있는 정동 길을 산책하며 근대 역사를 되새겨 보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며“10월 정동야행에서는 정동에 있는 기관들이 문을 활짝 열고 공연도 개최된다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밝혔다.
김길성 구청장은 “이번 1인 가구 미리, 정동야행을 통해 한 주의 피로를 잊고 행복한 금요일밤 보내셨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중구는 1인 가구의 복지와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