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하지 가시연꽃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천대와 멸시 속에서도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

    멸종위기 가시연꽃 자생 연하지 파괴․보존이냐 갈림길 들어섰다 전임 시장과 담당 국장 최고 연하지 반이라도 보존한다 했지만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
    2023-06-17 06:48:30

    멸종위기야생생물Ⅱ급이자 희귀식물인 가시연꽃이 경기도 내 유일한 집단 천연 자생지인 서운면 서양촌리 연하지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잎을 돋아내고 있었다.

    연하지 인근 <안성 제5 일반산업단지> 조성 공사가 시작되며 사방이 파헤쳐지고 있었고, 연하지 물총새가 앉아 쉬던 우측과 중앙 있던 버드나무도 이미 베어지고 없었다.

    그런 가운데 팔뚝만 한 붕어가 죽어 곳곳에 나자빠져 둥둥 떠 부패가 진행되고 있는 사이사이와 습생천이(濕生遷移)가 진행되며 발달한 부들군락 부들 사이사이에서 그동안처럼 가시연꽃이 돋아나 있었다.

    [팔뚝만 한 붕어의 사체가 연하지 곳곳에서 부패하고 있는 가운데
    멸종위기 가시연꽃이 여기저기서 잎을 돋아내고 있었다.(원안. 가시연꽃)1]​

    2002년 서운면 양촌리 연하지(蓮荷池)에서 본지가 처음 집단 서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해 보도한 이후 꾸준하게 관찰해 왔고, 지난 2019년 <안성 중소기업 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강제로 안성맞춤랜드 수변공원으로 일부 이식했지만, 최초 천연 자생 군락지인 연하지에서 매년 가시연꽃이 꿋꿋이 관찰되고 있다.

    사실상 방치된 채 천대와 멸시를 받고 있지만, 최초 천연 군락지인 연하지에서 마름과 부들 등 수초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매년 일정한 개체를 유지하며, 계속 그곳,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그곳 가시연꽃 천연 자생 군락지 연하지 인근은 안성시가 경기주택도시공사와 서운면 양촌리, 신기리, 동촌리, 미양면 양변리 일원 약 7만 7,220㎡(약 21만 5,000평)의 안성 제5 일반산업단지 조성(구. 중소기업 일반산업단지)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눈치없는 가시연꽃이 연하지 곳곳에서 돋아나 있었다.2]

    당초 <중소기업일반산업단지>로 추진됐지만, 분양가격 상승 등으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사업에 참여를 포기하면서 제5산업단지로 변경돼 지난 1월 공사가 착공됐고, 내년 10월 산업단지 분양계획 공고, 2025년 12월 31일 준공될 예정이다.

    현재 연하지 가시연꽃 일부가 안성맞춤랜드 인공 수변공원으로 이식돼 우여곡절(迂餘曲折) 끝에 전체로 퍼져 4년째 자리 잡고 있기는 하다.

    [연하지 가시연꽃3]

    당초에 이 공단을 추진하며 사업시행자 측인 경기도시공사·안성시·중소기업중앙회가 이런 연하지를 사실상 파괴하는 계획이 부당하다는 본지의 지적과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우석제 안성시장은 남은 반이라도 가시연꽃이 사는 연하지를 ‘보존하겠다’고 본지와 주민들에게 누차 밝혔고, 산업경제 국장은 공식 기고와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연하지의 반을 보존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특히 김종수 안성시청 당시 산업경제국장은 218년 11월 26일 본지 964호 기고문을 통한 안성시 공식 입장에서 “연하저수지의 가시연꽃은 연하저수지 용도폐지 절차 진행 시 산업단지 제외지(잔여저수지)에 대하여 주민공람 및 의견수렴을 통해 가시연꽃 서식지를 보전하고 관리에 만전을 기하여 산업단지 개발로 인해 가시연꽃이 무분별하게 훼손되지 않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연하지와 그곳에서 아직도 수백 년을 버텨온 가시연꽃에 대한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반이라도 남겨 보존하겠다는 시장과 담당국장의 공개 언급이 무색하게 아무런 고려 없이 사방이 파헤쳐지고 있었으며, 팔뚝만 한 붕어가 죽어가는 악취 속에서 가시연꽃이 잎이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서운면 양촌지 연하지 4]​

    법으로 보호받고 있는 멸종위기야생생물Ⅱ급인 가시연꽃마저 그렇게 천덕꾸러기처럼 방치하고, 사실상 보호가 아닌 짓밟는 상황을 연출하는 안성시의 환경정책의 현주소를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탄소중립, 지속 가능한 안성을 위해 각종 환경정책에 수백억 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희귀종이고 멸종위기에 처해 법으로 보호받아야 할 가시연꽃을 산업단지 길 만들자고 천연 자생지를 스스럼없이 파괴하려는 작태이기 때문이다.

    가시연꽃은 그동안 수없이 말해 왔지만, 멸종위기야생생물Ⅱ급으로 법으로 보호해야 하는 식물이다.

    관련 법에 따르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어 현재의 위협요인이 제거되거나 완화되지 아니할 경우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야생생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종”을 말한다.

    [서운면 양촌지 연하지 4]​

    그리고 “국가는 야생생물의 서식 실태 등을 파악하여 야생생물 보호에 관한 종합적인 시책을 수립ㆍ시행하고, 야생생물 보호와 관련되는 국제협약을 준수하여야 하며, 관련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야생생물의 보호와 그 서식 환경의 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야생생물 보호를 위한 국가의 시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야 하며, 지역적 특성에 따라 관할구역의 야생생물 보호와 그 서식 환경보전을 위한 대책을 수립ㆍ시행하여야 한다. 모든 국민은 야생생물 보호를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시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등 야생생물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국민의 책무(責務)를 강제 규정으로 명시하고 있다.

    가시연꽃은 수련과에 속하는 대형 수생식물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게 1속 1종 밖에 없는 부엽식물이다.

    오래된 저수지나 늪에 서식하며, 수면 위에 뜨는 잎의 직경이 2m가 넘고 우리나라 자생식물 중 가장 큰 잎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전략적 발아를 하는 식물로 자연 상태에서 늪이나 저수지에 종자가 아무리 많아도 4~5%만 발아를 하며, 스스로 종족을 보존하며, 발아 조건이 맞지 않으면 아예 발아를 하지 않는다.

    또한 발아해 자라도 환경이 나쁘면 물속에서 꽃을 피우거나 아예 꽃을 피우지 않는 전략적 발아식물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100년 만에 한 번 피는 꽃’ ‘500년 만에 한 번 피는 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며, 실제 50년, 100년 만에 발아했다는 기록도 있다.

    한편 연하지가 있는 서양촌은 다른 이름으로 방죽골이고, 이곳에는 앞방죽과 뒷방죽이 있었고, 현재 남아 있는 연하지는 뒷방죽으로 연하지의 연하(蓮荷)는 연꽃을 뜻한다.

    1945년 기존의 방죽을 연하소류지로 보수했지만, 연꽃이 있던 방죽으로 수백 년·수천 년 그곳, 그 자리에서 가시연꽃이 자라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리고 연하지와 관련한 전설은 서운산 용굴(龍窟)에서 지팡이를 던지면 연하지에 떠오른다는 전설과 연하지에서 용으로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 살고 있다는 전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너무 늦은 것인가?

    지금이라도 법적 보호종일뿐더러 수천 년을 그곳에서 살며 전설까지 간직한 연하지와 가시연꽃을 산업단지 도로 때문에 파괴해 영원히 없애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적어도 법으로 보호하고 있는 가시연꽃이 아직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그냥 파괴해 버려도 되는 것일까?

    제대로 조사를 못 했지만, 적어도 각종 민물새우, 가물치, 붕어, 잉어, 등 수생생물과 대모잠자리, 왕잠자리, 밀잠자리, 고추잠자리 등 각종 잠자리, 노랑나비, 흰나비 등 각종 나비가 사는 것이 확인된 사실상 늪으로 변한 안성 자연 생태계 보물창고 중 하나인 연하지를 우리 안성공동체는 지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며 안성의 지속 가능한 내일의 환경에 대한 보여주기식 정책과 그에 동조한 낭만적이고 선택적인 환경보호? 환경운동?에 취한 공동체에 사는 것은 아닌지…

    개발만이 안성의 미래 희망인지, 그 개발로 인한 사실상 무차별 파괴가 그동안 살아왔고 앞으로 계속 살아갈 자연과 인간을 소외시키는 것은 아닌지…

    적어도 안성공동체의 내일을 위해 지켜야 할 자연과 생명은 구분하며 사는 것인지…

    법정 보호종이 저렇게 엄연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그냥 방치하고 파괴해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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