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서울 중구가 지역의 특성과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일자리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난 5일 ‘일자리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중구의 인구는 12만명으로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적지만 사업체가 6만여 개에 달하며 금융, 행정, 제조, 관광, 숙박, 도심 산업, 도소매업 등에 45만명의 종사자가 일하고 있는 대단지 일터다.
이러한 유리한 입지는 구도심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중구는 도심공동화로 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어, 지금의 추세라면 20년 후 중구의 생산가능 인구가 9만명에서 6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구의 전통 산업인 인쇄·봉제 산업의 경우 영세한 사업장이 많으며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규모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구는 인구 감소, 고령화, 산업 지형의 변화가 불러올 미래의 일자리에 주목하고 대책 마련을 고민해왔다.
올해 1월 일자리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중구 일자리 창출 기본 조례안’을 마련한 후 395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9천2백여명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었다.
공원관리, 클린코디 등 구민 생활과 밀접한 일자리 제공,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직업능력 개발교육, 일자리 플러스 센터 운영, 청년 창업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그러나 구가 추진하는 일자리 사업은 주로 비정규직, 낮은 수준의 직업 능력 개발에 그치는 등 한계가 드러났다.
이에 구는 지역의 여건과 전망을 충분히 검토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일자리 사업에 접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먼저 대형 전통시장, 백화점, 대기업과 금융업 본사, 패션·유통·관광·제조업이 모여있는 중심지의 이점을 살려 지역의 영향력 있는 경제주체 등 약 40곳을 묶어 지난 6월‘중구 일자리 거버넌스’를 구성했다.
풍부한 자원의 상호작용으로 지역주민과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자는 취지다.
거버넌스 참여 기관은 크게 4개 분야로 나뉜다.
중구청,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일자리플러스센터 등 공공기관 서울고용센터, 인적자원개발위원회, 관내 대학교 등 전문가 집단 지역상공회, 업종별 협의회 등 지역단체 패션, 유통, 인쇄, 관광, 숙박업, 음식점 등이다.
앞으로 거버넌스 회원들은 분기별 1회 정기 회의를 개최하고 지역 고용 활성화를 위한 교류 및 협력 산업별 일자리 의제 공유 및 정책 발굴 일자리 정보 및 자원공유 지역주민 직업 훈련과 고용 연계 공동 과제 발굴 및 협업 사업 발굴로 지역 투자 유치와 지역 경제 발전 견인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지난 5일 신당누리센터에서 열린 ‘일자리 비전 선포식’에는 거버넌스 회원 30여명이 참석해 첫 만남을 가지고 향후 중구가 나아가야 할 일자리 정책의 비전을 공유했다.
이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고용센터 조정숙 소장은 “지역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 중구청의 중추적인 역할이 기대된다”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구인구직 미스매칭 해소를 위해서 서울지방고용노동청도 함께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김종환 본점장은 “중구가 주민에게 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면서 열정이 느껴졌다”며 “롯데백화점이 중구에 1979년부터 터를 잡고 대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지역 발전과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위해 중구와 함께 힘쓰겠다”고 전했다.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전병훈 사업단장은“대학 울타리를 벗어나 지역 자원과 연계할 때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며 다양한 분야의 정보가 어우러져 빚어낼 성과에 큰 기대감을 표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40여 개의 기관이‘집단 지성’의 힘을 모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과 내용으로 지역주민과 상생해 나갈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당장 이익이 생기는 일이 아니지만, 모두를 위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긴 여정에 기꺼이 동참해 주신 회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