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석거(萬石渠)는 장안문 북쪽의 황무지를 개간하고 안정된 농업경영을 위한 수리시설로서 1795년(정조19) 축조됐으며 ‘일왕저수지’,‘조기정 방죽’,‘북지’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만석거는 정조대왕 때 최신식 수문과 수갑을 설치했으며, 여기에 모인 물을 농업용수로 이용해 대규모 농장인 대유둔을 설치해 풍요로움을 누리고자 했다.
호수에는 연꽃을 심었으며, 호수 남단의 약간 높은 곳에는 정자인 영화정을 세워 만석거 부근을 조망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만석거는 예로부터 농업용수로 중요하게 사용됐고, 주변 경관 또한 아름다워 누렇게 익은 벼가 황금물결을 이루는 풍경은 석거황운(石渠黃雲)이라 해 ‘수원추팔경’의 하나로 꼽았다.
1997년 만석거 일부를 매립해 공원화하면서 원래의 모습과는 달라졌으나, 시민들의 쉼터로 사랑받는 곳이다. 정조시대 최초의 제언(堤堰)인 만석거의 가치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축만제에 이어 2017년 10월 ICID(국제관개배수위원회)의 세계관개시설물유산으로 등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