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표제공자가어구해’는 유교의 시조가 되는 공자가 공경사대부를 비롯한 72명의 제자들과 나눈 문답에 표제를 붙이고 구절을 풀이해 간행한 책이다. 문답 중에 ‘논어’에 편입된 것을 제외하고 여러 서적에서 모은 문답에 원나라 왕광모가 각 장별로 제목을 달고 자세하게 풀이했다.
이 책은 조선 태종 때 박은(1370~1422)이 강릉감영에서 발간한 것이다. 박은은 조선이 건국된 후 1398년(태조 7) 제1차 왕자의 난과 1400년(정종 2) 제2차 왕자의 난 때 이방원을 도와 공을 세운 인물인데, 강원도도관찰출척사(관찰사)로 임명받고 부임했을 때 이 책이 조선에 간행돼 있지 않음을 알고 그곳에서 번각(한번 새긴 책판 등을 본보기로 삼아 다시 새김)해 낸 것이다. 이 책판은 지방관이 주도해 만든 판본치고는 비교적 정교해 조선전기 출판문화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