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령고개를 넘으며]
<수필가/시인/최경순>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는 죽령고개
나무마다 시가 펄럭이고 있다
옛시조를 읊으며 굽이굽이 고개를 넘는다
다가오는 바람이 차다
옛날은 스쳐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연어처럼 다시 돌아오는 것일까
낙엽처럼 가버린 사랑 또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서늘한 바람과 실낱같은 햇살에도
곁을 내어주는 시간
허공을 밝고 내려오는 나뭇잎들의 행렬을 보며
생각의 꼬리가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오늘이 삶의 절정이라면
다시 돌아오는 것이 추억이라면
가을, 저 붉디붉은 내력을 다시 읽어볼 수 있을까
침침한 마음 한 자락 내려놓으면
저만큼 가벼워지는 것일까
당당한 자세로 겨울을 받아들이는 나무에 공감
===최경순 약력===
문학광장 등단
황금찬 문학상
문학광장 문학 대상
경기 신인문학상
다선 문학상, 평택문학상
경기문학 공로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평택아동문학회 회원
평택문인협회 사무국장
시집 『그 생각이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을 때』
공저 『삶』 외 다수
가곡작사 『내일이 오면』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