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요즘 보기 드문 효자예요, 이런 마음은 돈 주고도 못 사지.”서울 중구 중림동을 지키는 ‘골목 파수꾼’이 있다는 제보자의 한마디. 그 주인공은 1년 넘게 중림동 골목 곳곳을 청소해온 선용규 씨다.
80대 노모를 홀로 모시고 살고 있는 그는 매일 어머니를 등에 업고 계단을 오르내린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에 거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거동을 할 수 없는 어머니에게 바깥 공기를 쐬어드리기 위해서다.
집 앞 손기정 공원 둘레길에서 함께 산책하고 말동무가 되어 드리는 것은 이미 습관으로 깊이 자리 잡아 이젠 빼놓을 수 없게 된 그의 소중한 일과다.
선용규 씨에게 어떻게 골목 청소에 나서게 되었느냐 말을 건넸다.
그는 어머니와 산책하며 집 앞 공원 주변을 거닐다 우연히 지저분한 골목을 발견했다고 답했다.
누군가는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골목이었지만 그에게는 내 집 앞 우리 동네 골목은 ‘스스로 청소하자’라는 다짐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는 마음에 품은 다짐을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눈에 띄게 깨끗해진 골목을 보며 동참하는 주민들도 늘어났다.
골목이 말끔해지니 툭 던져버리는 쓰레기 또한 확연히 줄었다.
중림동에 선용규 씨의 선한 영향력이 퍼져나가고 있는 것.솔선수범의 가치를 손수 보여주는 숨은 골목 파수꾼 덕분에 요즘 중림동은 매일 같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간단해 보이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어려운 내 집 앞 쓸기를 조용히 실천 중인 그를 향한 이웃들의 눈길 역시 따스했다.
쏟아지는 칭찬 세례에도 ‘당연히 할 도리를 했을 뿐’이라며 수줍게 웃는 선용규 씨의 미소가 오늘도 중림동을 밝힌다.
중림동장은 “매일 지극정성으로 어머니를 모시면서도 지역사회를 위해 두 팔 걷고 나서주신 선용규 님께 주민을 대표해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선용규 님의 선한 영향력이 중구에 널리 퍼져 우리 주민들이 효행과 솔선수범에 대해 다시금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