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성북사랑상품권은 고통 속 골목상권의 링거다’ 성북구 전통시장 상인의 표현이다.
성북사랑상품권을 발행하는 날이면 시장에 사람이 북적이고 매출이 급증해 그 효과를 즉각적으로 체감한다고도 했다.
성북사랑상품권의 효과는 역설적으로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다.
현재 대한민국 경제는 ‘풍전등화’로 단정할 수 있다.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도 매섭다.
가계의 소비 여력도 바닥이다.
자영업자 40%가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소상공인 87.6%가 기존 대출금 상황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민생의 최전선을 지키는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이 위기가 더욱 즉각적으로 다가온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 자영업자, 소상공인 모두가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추운 날이면 지역 곳곳에서 활발하게 펼쳐지던 나눔도 그 온도가 예전과 같지 않다.
필자는 ‘현장에 답에 있다’는 정치철학을 가지고 민선7기부터 민선8기까지 현장을 누비며 민생해답을 찾고자 노력했다.
지난 5년 성북의 골목골목을 누비고 수많은 성북구민을 직접 만나 삶의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가계의 소비를 진작하고 골목상권을 살리는 데에 ‘지역사랑상품권’이 최고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우리 성북구가 지역사랑상품권의 효과를 체험한 것은 2020년이다.
지역 소재 종교시설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구는 코로나 진앙지라는 오명을 안게 됐고 지역경제는 말 그대로 초토화가 됐다.
혹시나 하고 가게 문을 연 상인들은 성북구청장인 필자를 보면 막막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구는 긴급하게 50억 규모로 지역 맞춤형 일명 장석월 상품권을 특별 발행했다.
파격적으로 할인율도 20%로 했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지역과 공동체에 대한 연대와 배려까지 보태져 완판은 물론 시장, 식당, 상점의 매출이 급증했다.
지역사랑상품권이 낯설다며 회의적이던 상인들이 앞다투어 가맹점 신청을 했다.
구는 올 한 해 7차에 걸쳐 총 610억원 규모의 성북사랑상품권을 발행했다.
이 중 다섯 번은 오로지 ‘구비’로만 발행했다.
12월 4일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상품권도 완판됐으며 성북구청장 직통 휴대전화 010-5917-2241로 구매를 못한 아쉬움과 추가 발행을 요청하는 주민의 문자가 쇄도했다.
주목해야 할 지점은 이전에 비해 할인율이 축소된 데다가 사용 기한이 5년임에도 상품권의 사용률이 98%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주민의 수요와 필요를 가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의 크기까지 확인할 수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현재 12개 광역자치단체, 181개 기초자치단체에서 광범위하게 발행되고 있다.
성북구 사례처럼 회수율이 높고 법정화폐 유통 속도보다 빨라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는 최적의 사업임을 증명하고 있다.
문제는 국비 및 시비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2024년도 정부 본예산에서 지역사랑상품권 지원금이 전액 감액됐다.
2023년에도 전액 감액했다가 예산을 편성했던 터였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가 온전히 수행하기에는 벅찬 현실이기에 국가 차원의 지원은 절실하다.
지역경제와 국민을 위한 합의가 도출되길 기대하며 ‘고통 속 골목상권’ 현장에 귀를 기울이고 ‘링거 역할을 하는 지역사랑상품권’을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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