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탄약고가 어떤 형태로든 평택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면 우리의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책 속의 사진을 정리하면서 느낀 새삼스러운 결론이다.’(26쪽)
평택시 고덕면 48번지 ‘알파탄약고’, 평택의 오산 미 공군기지 탄약고 명칭이다. 지난해 6월 주한미군지위협정 합동위원회 양측 대표인 우리나라 외교부 북미국장과 미7공군 사령관이 ‘알파탄약고 임시 이전 합의 권고문’에 서명했다.
책 ‘보이지 않아도, 바람은’은 군사시설인 알파탄약고를 시민의 품으로 되돌리는 ‘알파탄약고 문화예술공원’ 추진을 위한 사례 답사 기록사진집이다. 알파탄약고 존치를 처음 제안한 사진작가 이수연이 국내외 180여 곳의 사례를 프레임에 담았다.
총 면적 28만6천664㎡(8만6천710평)의 알파탄약고는 고덕 국제 신도시 개발 계획에 포함돼 있어, 당초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를 보존해 평택에 없던 기능을 가진 새로운 공간으로 조성하자는 시민들의 염원으로 탄약고 면적의 절반가량인 4만5천여 평의 구역을 존치하기로 결정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 곳을 어떻게 활용할지 정해진 바가 없다는 것. 이에 ‘알파문화예술공원 추진위원회’ 대표를 맡고 있는 저자는 약 18년간 다양한 사례를 모았다.
문화예술공원 개발 테마를 다각도로 분석하기 위해 ▶공원 ▶군사시설 ▶재생 공간?공간 재생 ▶문학관?기념관?박물관 ▶관광?체험?교육 ▶정원?수목원 ▶미술관 ▶축전 ▶카페 ▶벽화 ▶해외 사례 등을 답사했다.
수원, 화성, 김포, 의왕 등 경기도를 비롯해 춘천, 부산, 제주도를 넘어 중국, 일본, 독일 등 해외까지 추진위원회의 공식적인 답사 활동 외에 사진가로서 개인적으로도 촬영과 답사지를 연계해 사진을 남겼다.
사례 사진과 함께 짧은 설명들이 실려 있는데, 저자 개인적인 의견은 전혀 담겨 있지 않다. 이를 토대로 독자들이 사진을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같은 기억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 그걸 가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이 책의 사진을 보며 알파탄약고에 어떤 가치를 담아야 할지 고민할 기회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닫는 글을 통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