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이 사랑한 시인 백석의 삶과 사랑을 조명한 소설이 출간됐다.
‘흰 바람벽이 있어’는 청소년을 위한 인물 이야기 ‘역사인물 도서관’ 시리즈의 5번째 책으로, 백석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무엇이 백석에게 끊임없이 시를 쓰게 만들었는지, 백석에게 시란 어떤 의미였는지를 재현한다.
백석은 일제 강점기 당시 유행의 최첨단을 걸었던 ‘모던 보이’로 살면서도 자신의 시에는 한 톨의 외래어도 허용하지 않으며, 토속적 소재를 세련된 형식으로 표현해 냈다. 또 늘 고향을 그리워하는 정서를 배경에 두고 시를 써 내려갔다.
저자는 그런 백석에게는 시와 사랑이 ‘고향’ 그 자체였다며, 격동의 세월을 이겨 내야만 했던 그에게 고향은 ‘사랑하는 여인’이었으며, ‘아름다운 시’였고, ‘지켜야 할 민족의 얼’이었음을 전한다.
책은 신문사 교정부에 입사해 여러 문인과 교류하며 시를 발표하던 시절부터 함흥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시절, 우리말을 잃어버린 세상을 떠나 만주로 이주했던 시절, 북한 정권 아래에서의 혹독한 시절까지 백석의 인생 전체를 되짚으며 그의 시와 사랑에 주목한다.
수없는 좌절에도 시와 사랑을 멈추지 않았던 백석의 삶은, 모든 것이 너무 빨리 변하고,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며, 불안함을 가진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충분한 의미가 있음을 일깨워준다.
첫사랑에 실패하고, 내 나라의 언어를 잃어버리고,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시마저 빼앗기면서도 자유로운 삶의 의지를 불태웠던 백석을 통해 저자는 ‘나는 어떤 삶을 원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지?’ 독자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