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인천공항 의료센터'. 연간 약 7천만 여행객이 이용하고 7만여 상근자가 일하고 있으며, 종합병원이 있는 도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데에 위치한 국제공항에 이 의료기관은 공익적으로 꼭 필요한 곳이다.
해외여행객, 고단한 공항근로자, 외국인 관광객, 이주 노동자와 상주 노숙인까지 다양한 사람이 있는 데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비상상황과 고도 10㎞ 상공에서 운항 중인 항공기 내 발생 환자까지 관리하는 곳이기도 하다.
인천국제공항 의료센터장 신호철의 에세이집 '공항으로 간 낭만 의사'는 이러한 진료현장에서 20여 년 일하며 보고 듣고 겪고 생각한 것들을 풀어낸 책이다.
그는 의업의 본질에 대한 생각과 의사의 본분을 수행하면서 느끼는 조건, 상황의 문제를 담담히 말한다.
책은 또 여행자들에게 꼭 필요한 의료정보를 꼼꼼히 짚어주는 '건강 여행 안내서' 역할도 한다. 그저 유의할 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저자가 알고 있는 항공 의학의 지식과 정보를 성실하면서도 따뜻하게 전달한다. 그리고 공항의 여러 시설과 시스템을 유지하는 근로자들, 여행객 등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삶을 이어가는 일상의 터전에서 그들의 건강을 염려하고 노고를 응원하는 연대의 메시지도 보낸다.
저자는 이 일을 하며 세 단어를 되뇐다고 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환자의 상태를 판단하되, 평정심을 유지하고 '질서'있게 환자를 회복시킨다는 다짐.
그리고 지금은 하나의 단어를 추가했다. '이왕이면 친절'. 의사로서의 철저한 직업정신과 환자에 대해 갖게 된 공감과 동료의식, 스스로의 안일함을 수시로 깨닫고 부끄러워하며 좀 더 나은 의사가 되고자 하는 저자의 진심과 노력들이 책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