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서울시의회 최호정 의장의 첫 행보는 학생인권조례 폐지 직권공포였다.
민생경제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어려운 시점에 분초를 다투며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만사 제쳐두고 인권조례 폐지를 첫 일성으로 삼다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그가 11대 서울시의회 의원으로서 보인 첫 행보가 ‘TBS 폐지’였으니,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 골몰했던 인물임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약 2년여의 기간 동안 의회 내에서 첨예하게 대립해 온 의제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학생인권의 가치를 정치적 이유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반대해 왔지만, 다수당인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의 공세에 폐지를 막지는 못했다.
이 과정에서 전임 김현기 의장은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목적으로 변칙적인 특위를 운영하고 본회의 의사일정을 미리 공개하지 않으며 민주당 의원의 반대토론의 요구까지 묵살하는 등 전례 없는 독단적이고 파괴적인 의회 운영을 일삼았다.
협치는커녕 어떤 논의와 대화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최호정 의장 역시 전 의장의 전철을 밟으려는 것인가? 협치와 소통의 자세는 시작부터 버린 것인가? 지방자치법에 따른 공포라고 밝히고 있지만 의회 내에서 첨예하게 대립했던 사안에 대해 직권 공포하며 일방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는 것에서 협치에 대한 기대가 사그러들고 있다.
교육 현장에 만연해있던 차별과 폭력을 딛고 민주적인 학교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역할해 온 것이 바로 학생인권조례이다.
학생 인권과 교권은 공존하고 동반성장 해야하는 요소이며 따라서 학생인권조례의 폐지는 부당하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조희연 교육감이 대법원 제소 의지를 밝힌 이상 서울 교육과 학생인권의 최후의 보루가 된 대법원이 부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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