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 전체를 채운 연속적인 집들의 구성은 다사다난(多事多難)한 인간들의 삶을 함축적으로 표현하였고, 여백을 두고 그린 집 한 채의 작품은 인생의 한 부분을 확대하듯 굵은 선들로 조명했다.
전시 중인 작품명 '우리동네' 시리즈 그림들은 사람이 중심이다. 각자 다른 성향들이 모여 배려와 존중을 통해 조화로운 사회의 지향점을 찾아가고, 집은 끝을 알 수 없는 우주의 신비에 비유하여 살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일상들을 각각의 집으로 만들었다.
집들마다 정체성을 가지고 전체가 하나가 되고 하나가 전체가 되는 확산의 내용으로 심오한 세상을 구현해 냈다. 서로가 영향을 미치지만 지배하지 않고 균형을 이루는 세상을 고귀한 보석으로 생각하고 영원히 변하지 않는 순금박으로 경계선을 만들었다.
순금의 집은 반짝이며 빛이 난다. 행복한 인생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보이기도 하고 명확한 선으로 사람마다 가진 고유의 개성을 존중하려는 배려심이기도 하다. 크고 작은 집들의 구성은 어렸을 적 골목을 누비며 놀던 추억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따뜻한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집안에서 펼쳐지는 작은 세상들은 행복으로 가득하여 안락한 삶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질감 있는 바탕 위에 제작된 집들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부각시키며 관람객들에게 평화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캔버스에 돌가루를 섞어 넓게 바른 후 아크릴 물감을 이용해 평소 지녔던 철학과 생각을 캔버스에 그려 넣는데 거침이 없다. 붓의 힘으로 작은 집들을 파노라마처럼 만들기도 하고 자연스러우면서 선명한 선이 매력적인 순금으로 그린 집들의 정체도 정감 넘친다.
나의 이야기, 가족이야기, 이웃들의 이야기는 우리 동네라는 대주제로 선택되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수많은 사연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신이 보이는 자화상이 된다.
"우주(宇宙): 우리동네"로 전시를 진행 중인 김부견 작가는 "집을 중첩되게 그려서 끝이 없는 우주로 비유해 넓은 세상을 만들었고, 조화와 균형은 작품의 기본 구조로 화합이라는 공간으로 승화 시켰다. 단순하게 표현된 집속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숨어있는 진실을 찾아가는 진지한 시간을 예술로 확장하여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되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가는 기획초대전 200여회 이상 진행한 중견작가로 사람을 우주로 바라보고 집에 비유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낸 작품을 창작하는 미술인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