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인천상수도사업본부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의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부담해야 할 비용이 총 865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소속 나상길 의원은 19일 본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날 나 의원에 따르면 인천시와 공항공사는 지난 1997년 인천공항 및 주변 지역 용수공급을 위한 송수관로 공사 위·수탁 협약 체결에 이어 2002년 사업비 분담 협약을 체결했다.
인천공항을 비롯한 영종 지역에 원활한 상수도 공급을 위해 1·2단계에 걸쳐 추진된 이 공사는 인천공항 개항으로 인해 상수도 수요가 폭증하게 된 만큼 공항공사는 현행법에 명기된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납부해야 했다.
하지만 1단계 사업이 완료된 뒤 실제 상수도 사용량이 공항공사에서 예측한 수요량의 절반 수준으로 조사됐고 이에 공항공사는 협약의 무효를 주장하며 본부에 1단계 사업에 선투자한 정산금 약 229억원을 돌려달라는 소를 제기한 것.결국 지난 8월 인천지법이 공항공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본부는 정산금에 지연이자, 변호사 보수, 인지대 및 송달료 등을 포함한 소송비용 총 252억 5천300만원을 올 연말까지 지불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아울러 본부의 이번 패소로 인해 현재 진행 중인 영종도 해저송수관로 건설공사를 포함한 2단계 사업에 대한 공항공사의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2단계 총사업비 613억200만원을 본부가 전액 부담해야 할 판이다.
본부는 소송비용 252억여 원은 수도사업특별회계 2024년 정리추경에 반영하되, 2단계 사업비용 613억여 원은 앞서 체결한 ‘사업비 분담 협약서’를 근거로 공항공사에 분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1단계 소송에서 협약의 효력이 없다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온 만큼 2단계 사업비 또한 본부에서 모두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소송비용과 2단계 사업비 등 총 865억5천500만원의 비용을 본부의 예산이자 시민의 혈세로 충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나상길 의원은 “애초 상수도 수요량 예측을 왜 본부와 공항공사가 함께 하지 않았는지부터 의문”이라며 “1심 판결로 미뤄봤을 때 본부가 공항공사로부터 2단계 사업 분담금을 받아내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송비용 지불은 시민 혈세를 허투루 낭비하는 것이고 2단계 사업비 전액 부담은 재정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본부는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총 865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 시민께 설명해야 한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