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개통 후 일영·장흥·송추 둘러보니… "교외선은 아직 봄날을 기다린다

    지난 11일 개통된 의정부~파주 대곡 간 ‘교외선’이 당초 계획된 하루 왕복 20회에서 8회로 축소 운영돼 논란을 빚고 있다.

    by 정준택 연합취재본부
    2025-01-30 09:50:15

     

    [의정부를 지나 양주 관내로 들어서면 첫 번째 역이 송추역이다. 무인 역사로 운영되고 있다 10

    지난 11일 개통된 의정부~파주 대곡 간 ‘교외선’이 당초 계획된 하루 왕복 20회에서 8회로 축소 운영돼 논란을 빚고 있다.

    27일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 측은 개통 불과 3일 전 변경된 내용을 3개 시에 통보했고, 양주시의 경우 11일 예정됐던 일영역~송추역 간 탑승식을 전면 취소했다. 이날 탑승식에는 강수현 양주시장과 정성호, 김성호 지역 국회의원 등 60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중부일보의 해명 요구에 답한 코레일 측은 "지난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안전관리 중요성이 부각돼 원래 계획을 변경했다"면서 "1월 8일 경기도와 관련 지자체에 안정화 단계 거친 후 운행 정상화 방안을 사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 측은 그러나 안정화 단계에 필요한 기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투명유리로 마감한 송추역의 대합실. 교외선은 일영역을 제외하고 역사가 없다.
    역사는 물론 개찰구도 없어 옛날 철도역의 감성은 찾기 어렵다 2]


    교외선은 1963년 8월 개통됐다. 당시 고양과 의정부 사이, 경기 북부 권역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유일한 철도 노선이었다. 1980~90년대 송추계곡과 장흥수목원으로 MT를 가는 대학생들이 가장 애용한 ‘추억의 철길’중 하나였다.

    2004년 교외선 운행이 중단된 이유는 서울외곽순환도로가 개통되면서 이용객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경기도는 양주시·의정부시·고양시의 희망을 반영해 철길과 역사 등의 시설 개량을 완료했다. 운행을 중단한 지 2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교외선이 운행을 재개한 것이다.

     

    [장흥역 앞 철길. 역 주변은 아직 정리가 안돼 어수선한 모습으로 정비가 필요하다. 3]​

    시설 개량 사업은 2017년부터 총 사업비 497억 원을 전액 국비로 투입해 7년 만에 마무리했다. 국비 사업으로 추진하는 대신 교외선 운영으로 발생하는 운영손실 전액은 각 지자체가 부담키로 했다. 운영손실금은 연 단위로 산정하여 다음 연도 12월까지 코레일 측에 지급해야 한다.



    본지가 코레일과 지자체 간 맺은 ‘운영협약안’을 입수해 살펴본 결과, 교외선은 연간 운영비의 최대 적자 폭을 50억 원으로 추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 전액은 3개 시가 적정 비율로 분담하며, 수익이 발생하면 그 금액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정산한다. 대신 국토교통부는 교외선 개량사업비 497억 원을 국비로 전액 부담했다.

    개통된 직후 교외선의 효용에 대한 주민의 만족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4, 15일 이틀 간 중부일보가 만난 양주 지역 송추·장흥·일영 역사 주변 주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냉소적이었다.

    낮시간 대 12시간이나 운행하지 않는 열차 노선의 개통이 주민과 관광객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주민들은 "송추, 장흥, 일영이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데, 방문객이 마땅한 교통수단도 없는 곳에서 12시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의정부-고양 대곡 간 교외선 열차는 오전 6시대와 7시대에, 저녁에도 6시대와 7시 대에 각각 한 번씩 운행되고 있다. 이는 대곡역에서 의정부역으로 향하는 열차도 마찬가지다. 하루 상하행선 왕복 8회 운행에 불과해 낮 시간대 역 사이의 이동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추억열차’가 ‘통근열차’가 된 셈인데, 실상 출퇴근만을 위해서라면 열차가 경쟁력 면에서 버스를 능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양주시 대중교통과 박주형 광역철도팀장은 "현재 3개 시 담당자들이 모여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코레일 측도 빠른 시일 안에 하루 20회로 운행을 정상화 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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