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민원응대 공무원 감정노동 실태 공론장 개최

    - 마음건강실태조사 결과 기반, 지역 차원의 선제적 보호체계 구축 모색

    by 류남신 취재본부장
    2025-10-27 15:28:12




    제1차 모두나;선 공론장 홍보포스터



    [금요저널] 충청남도노동권익센터(센터장 한정애)는 오는 10월 30일(목) 오후 3시 천안 신라스테이 BANQUET 1에서 ‘제1차 모두나;선 공론장 : 충남 민원응대 공무원 감정노동 현실과 지원방안'을 개최한다. 이번 공론장은 충청남도노동권익센터가 실시한 민원응대 공무원의 마음건강실태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지역 민원응대 공무원들이 겪고 있는 감정노동의 수준과 현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최근 3년간 전국적으로 민원응대 공무원의 자살 사건이 잇따르며 공직사회의 ‘심리재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25년 8월 경남의 한 보건소 20대 여성 공무원이 악성 민원과 업무 과중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순직으로 인정됐다.

    입직 3년 차부터 민원팀에서 근무하며 악성 민원에 시달렸던 그는 발령 불과 2개월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24년 3월에는 경기 김포시청 9급 공무원이 포트홀 보수 민원으로 ‘좌표 찍기'를 당한 뒤 사망했다. 지난해 화성세무서 민원팀장은 고성을 지르는 민원인을 응대하다 실신해 숨졌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공무상 사망자는 2018년 78명에서 2022년 109명으로 39.7% 증가했다. 업무상 이유에 따른 공무원 자살 순직 신청도 2021년 26건에서 2022년 49건으로 약 2배 급증했으며 이 중 승인된 건수는 22건이다. 정신질환으로 공무상 재해를 인정받은 공무원은 2022년 기준 274명으로 일반 노동자의 11배에 달한다. 특히 최근 4년간 업무상 자살로 공무상 재해를 신청한 146명 중 입직 5년차 이하가 42명(약 29%)으로 청년 공무원들이 감정노동과 업무 과중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 민원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에서 접수된 악성 민원은 2018년 3만 4,484건에서 2022년 4만 1,559건으로 20.5% 증가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법적 조치의 부재다. 2020~2024년 5년간 민원인이 공무원을 대상으로 저지른 폭언, 협박, 성희롱, 폭행 등 위법행위는 총 21만 1,195건에 달하지만, 신고·고소·고발 등 법적 조치가 이뤄진 경우는 3,911건(1.9%)에 불과했다. 위법행위 유형별로는 폭언이 17만 1,936건(81.4%)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협박 2만 1,935건, 성희롱 2,383건, 폭행 1,328건 순으로 나타났다. 민원 공무원들은 일상적으로 위법행위에 노출되면서도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2023년 민원처리법 시행령 개정으로 바디캠 착용, 통화 강제 종료, 전수 녹음 등 공무원 보호조치를 의무화했고 2024년 5월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 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전국공무원노조가 2025년 6~7월 전국 136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현장에서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의 34.1%는 악성 민원 발생 시 통화 강제 종료가 불가능하다고 답했으며 실제 통화 종료를 시행한 사례도 40.3%에 그쳤다.

    악성 민원 대응 전담 부서가 없는 기관이 27.1%, 기본 매뉴얼조차 마련하지 못한 곳이 31%에 달했다.

    전담 인력이 없는 기관도 58.1%로 절반 이상이었다.

    충청남도노동권익센터는 이러한 전국적 위기 상황 속에서 충남 지역 민원응대 공무원의 실태를 진단하고 지역 차원의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공론장을 기획했다.

    센터가 실시한 ‘민원응대 공무원 마음건강실태조사'는 충남 지역 각 행정복지센터 근무 민원응대 공무원들의 감정노동 수준, 정신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첫 번째 지역 단위 조사다. 이번 공론장에서는 △실태조사 결과 발표 △전문가 진단 및 분석 △당사자 증언 △지자체·노조·전문가가 참여하는 종합 토론을 통해 충남형 민원응대 공무원 보호 모델을 모색한다. 특히 단순 사후 치유를 넘어, 악성 민원 예방, 업무량 조정, 조직문화 개선, 법적 대응 강화 등 구조적 대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충청남도노동권익센터 한정애 센터장은 "민원응대 공무원의 고통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사회적 재난'”이라며 "이번 공론장을 통해 충남이 민원응대 공무원 보호의 선도 모델을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공무원의 안전과 존엄이 지켜질 때 비로소 시민을 위한 양질의 행정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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