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소방청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28일 미8군 용산기지 내 소방서에 있는 순직 소방관 추모비를 찾아 참배한다고 밝혔다.
현직 소방청장이 직접 방문해 공식적으로 참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추모비는 1977년 9월 14일 오후 9시 45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응원출동해 현장활동을 하던 중 9월 15일 오전 현장에서 순직한 미8군 용산소방서 소속 故이재곤 서장 보좌관을 추모하기 위해 미8군이 건립한 것이다.
한국 소방과 주한 미군 소방의 역사적 인연은 매우 오래됐다.
소방은 일제강점기 일본식으로 운영되다가 해방 이후 미군정이 시작되면서 미국의 시스템과 장비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후 전쟁을 겪으며 거의 모든 소방시설이 파괴되어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에는 미군으로부터 소방장비나 군용트럭을 무상으로 양여받아 개조해 주력 장비로 사용하기도 했다.
특히 해방 이후부터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미8군 소방서는 한국의 지역소방서와 화재진압 등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대형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상호 응원출동을 하는 것은 물론 기술지원과 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
현직 소방청장으로는 처음으로 미군 기지 내 추모비를 공식 참배한 이흥교 소방청장은 “소방정신은 국적과 이념을 불문하고 오로지 인간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미8군 소방서와 더욱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고귀한 희생정신을 잊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육군 용산동두천지역사령관 브라운 대령은 “한국 소방의 최고 책임자가 직접 방문해 고인의 희생정신을 기린 것에 대해 매우고맙다”며 “앞으로 양국 소방의 우호협력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소방청 관계자는 올해 한미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우리나라에 단 한 대만 남아있는 미군 양여 트럭 개조 소방차가 국가문화재로 등록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