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성북구를 문화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도시로 꼽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릉, 의릉, 선잠단지, 흥천사 등의 문화재는 성북 지역이 조선시대 한양도성의 중요한 배후지였음을 뒷받침한다.
일제강점기에는 한용운, 이육사 등 독립운동가들이 거주하고 민중들의 만세시위를 비롯해 독립운동이 활발히 전개된 현장이기도 했으며 이태준, 조지훈, 박경리, 박완서 김환기, 권진규 등 한국 근현대 문학과 미술을 빛낸 거장들이 창작활동을 펼친 곳이기도 하다.
또한, 정겨운 마을 골목길과 오래된 가게들이 남아있어 많은 시민이 발걸음을 하는 도시다.
성북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성북 마을기록 전시 ‘기록, 성북을 담다’展을 열고 성북의 다채로운 모습을 총 11개의 테마로 펼쳐놓는다.
성북마을아카이브 소개와 주민기록단 활동을 비롯해 문학, 문화예술, 문화재, 미아리고개, 학교생활, 독립운동, 골목길, 하천, 도시변천사 등 다양한 주제의 기록물 160여 점을 오는 10일까지 전시, 성북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밝혀본다.
전시가 열리는 바람마당 아래로 흐르는 성북천도 성북구 역사의 현장이자 주민들의 삶의 터전으로 기능해온 곳으로서 이번 전시에 의미를 더한다.
이번에 눈여겨 볼 만한 기록물은 성북구 배경의 문학 및 미술작품 길음·장위뉴타운의 과거 사진 성북천 복개·복원 전후 모습 동별 독립운동가 명단 및 사진 주민들이 기증한 소풍·운동회·졸업식 등 과거 학교생활 사진 1960년대 미아리고개 확장공사 사진 및 한국전쟁 당시 미아리전투 목격 주민 인터뷰 등이 있다.
한편 작가 박경리는 정릉에서 1965년부터 1980년까지 거주하며 한국 현대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대하소설 ‘토지’1~3권을 집필하기도 했고 만해 한용운이 지조를 지키며 말년을 보낸 곳이 성북동 심우장이며 저항 시인 이육사가 대표작 ‘청포도’, ‘절정’을 발표한 곳이 종암동이다.
한국 추상미술의 1세대 화가인 김환기는 성북동에서 거주하며 회화작품뿐만 아니라 여러 수필에서 성북동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이처럼 풍부한 역사·문화유산과 주민들의 생활기록을 보존하기 위해 성북구와 성북문화원은 성북구 마을기록화사업을 시작했고 디지털 아카이브인 ‘성북마을아카이브’를 선보였다.
마을기록 13,000건이 담긴 성북마을아카이브를 이용하면 성북의 다양한 마을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이번 전시가 기록의 중요성을 알리고 우리 삶 속의 소중한 가치 또한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성북구민의 지속적인 관심을 위해 성북 마을 기록전시를 계속 열 것이며 지역주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성북구는 국가애도기간임을 고려해 최대한 엄숙한 분위기에서 이번 전시를 진행할 것이라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