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비의 기운을 오늘의 교육에 담아

    점곡초 교직원, 선비의 고장 점곡 일대를 탐방하다.

    by 노상균 대구.경북 취재본부장
    2024-03-20 17:38:29

    점곡초등학교(교장 박정현)320() 104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점곡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직원들과 함께 신학기를 맞이하여 유서 깊은 선비의 고장인 점곡면 일대를 탐방하였다.  

    이날 점곡 출신인 향토사학자 김정중 선생을 특별 초청하여 마을 유적지의 곳곳을 함께 돌면서 역사 특강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기존에 근무하던 교사와 더불어 24학년도에 새롭게 전입한 교사 및 첫 발령을 받은 신입 교사와 교직원들까지 동행하였다.

    [점곡초1]

    학교의 서편 울타리를 따라서 600년이 넘은(국가 천연기념물 405) 사촌 가로 숲이 조성되어 있다. 조선 시대 임진왜란 국난을 극복한 명재상이자 충무공 이순신을 천거한 선견지명의 인물이었던 서애 류성룡(1542~1607)이 여기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를 간직한 아름드리나무로 이뤄진 큰 수풀은 조선 시대 영의정의 기운을 그대로 지닌 채 점곡초등학교를 두 팔 벌려 감싸 안아주고 있었다.

     

    점곡지역은 일제 침략기에 의병 활동 대장 출신의 고장이라는 이유로 점곡초등학교 설립 또한 일본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지만, 배움에 대한 주민들의 열의와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고 한다. 예로부터 이 고장에서 대과 급제자 13, 진사와 생원 34명을 배출하였다는 말에 과연 학문에 대한 정신이 우세한 곳이라 느끼며 점곡초 교직원들은 점곡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꼈다.

    [점곡초2]

    곧이어 다다른 곳은 부석사 무량수전과 더불어 가장 오래된 사가(私家)의 목조건물로 퇴계 이황의 제자가 지은 만취당이다. 7년 전쟁 중에 굶어 죽는 사람들이 없도록 무상으로 곡식을 나누어준 김사원(1539~1601) 선생이 지은 한옥 건물(국가 보물 1825)로 학문을 닦고 후배들을 기르기 위해 세운 건물인데 440년이 지난 지금도 깨끗하게 보존되어 있었다. 만취당의 현판에서 일명 한석봉이라 불리는 석봉 한호의 친필도 고스란히 볼 수 있었으며, 만취당의 천장에서 400년간 숨겨진 보물처럼 보관된 가마에 얽힌 옛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500년의 수령을 간직한 향나무(송은 김광수 선생이 심음)를 지나 다음 코스는 의성 의병기념관이다. 이 마을 안동 김씨 김상종(1848~1909) 의성의병대장은 일가 친적들과 일본에 항거하였는데 그 보복으로 일본의 침략군들이 기와의 바다, 와해였던 사촌마을을 깡그리 불태우고자 하였으나 겨우 만취당 한 채만 남았다는 이야기를 의성 의병기념관에서 만나보았다.

     

    1907년 우리나라가 빚 때문에 위태로웠을 때 점곡 사촌마을 76가구는 성금을 거두어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하여 나라에 공을 세우기도 하였다는 설명에 한 신입 교사는 살아있는 유적지에 온 느낌이에요. 우리 점곡초등학교가 의와 예를 지닌 선비의 고장에서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곧이어 졸졸 흐르는 미천 강을 건너 다다른 곳은 그는 류성룡 외할아버지이며, 김사원의 증조할아버지인 송은 김광수(1468~1563) 선생이 지어 학문에 전념하던 서당 영귀정도 방문하며 일정을 마쳤다.

     

    점곡초등학교 교장 박정현은 애국·애향한 선비 정신을 이어받아 점곡의 배움터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도 훌륭했던 선조들처럼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앞장서고, 의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으로 바르게 자라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오늘 참석한 교직원들이 점곡 고장의 빛나는 정신을 새 학년도의 교육에 잘 녹여내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금요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
다음
▲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