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저널] 연구기관의 자의적 판단에 혈세 51억원을 들인 연구과제가 폐기됐지만, 관리 기관은 제재조치도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박정 의원은 17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환경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국민 혈세 낭비에 대한 책임임을 묻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하천 및 호수 광역지역에 대한 신속 대응가능한 조류제거선 개발을 위해 2018년 7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수상이동형 조류제거선 개발’ 과제를 시행했다.
국비 51.3억원, 민간 17.1억원 등 총 68.4억원이 투입된 해당 연구는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총괄해 진행됐고 조류제거선 2대와 저장선 1대 시작품을 도출했다.
그러나 해당 성과물은 활용도 되지 못하고 해체됐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법률자문 요청서에 따르면, 조류제거선은 보관장소 임대료 문제로 2022년 2월에 연구기관에 의해 해체됐다.
그런데 환경부를 비롯한 기술원은 해체사실을 처분 이후에야 인지했고 뒤늦게 처분 불가 공문을 발송하는 등 늑장 대응을 이어갔다.
문제는 해당 성과물을 철거하기 전 기술원과 협의하지 않고 처분한 것에 대한 제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법률자문 요청서에 따르면, 위반 및 협약·과제수행 당시의 근거법령은 ‘환경기술개발사업 운영규정’ 이고 해당 규정에는 위반사항에 대한 기준이 있었다.
그러나 사업 종료 후 현재 적용 가능한 기준인 ‘연구개발혁신법’에는 해당 기준이 없어 마땅한 제재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이다.
법률자문 결과도 해석은 같았다.
마땅한 제재 방안을 찾지 못했고 민·형사상 처리방안도 찾지 못한채 기술원은 실효성 없는 ‘경고’ 처분을 내리는데 그쳤다.
50억이 넘는 혈세가 낭비됐지만 아무런 사후조치를 내리지 못한 것이다.
박정 의원은 “관련 규정을 미리 마련하지 못한 전형적인 행정 부실의 문제”며 “국민 혈세 낭비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묻고 관련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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