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14일 탄소중립의 장기 비전과 과제를 담은 전략을 발표하며 탄소중립 이행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폭염의 도시라는 불리한 조건에서 천만 그루 나무 심기 등의 열섬 완화 활동을 선도적으로 펼쳤던 선례를 살려, 대구시는 기후위기의 지구적 도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탄소중립을 도시 재도약과 미래번영의 계기로 만들기로 했다.
이번 전략에서는 자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45%, 2040년까지 70%를 감축하고 2050년까지 순배출량 ‘0’,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탄소중립을 선도할 의미와 파급력이 있는 5대 대표과제,탄소중립 8대 분야별 핵심과제 등 85개 과제를 담고 있다.
과제는 지역의 특성과 여건을 반영해 도출됐고 탄소중립 선도 모델로서의 잠재성, 통합신공항 건설 등 대구시 미래 번영 50년 프로젝트와의 연계성도 중점적으로 고려됐다.
산업단지 공장 지붕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대대적으로 설치하는 프로젝트이다.
산과 바다 등에 설치돼 환경 훼손 논란이 있는 통상적인 태양광 발전 사업과 달리, 공장 지붕을 활용하는 대구發 친환경 태양광 발전 모델이 될 수 있다.
대구시 구상에 따른 발전용량 1.5GW급으로 설치될 경우 대구시 온실가스 배출량 897만톤의 10.6%에 달하는 95만톤을 감축하게 된다.
태양광 패널 지붕 설치와 함께 전체 17개 산업단지의 석면 슬레이트 지붕의 교체가 따르게 되어 작업환경도 크게 개선된다.
대구시는 온실가스 배출원 중 수송 부문이 약 24%로 국가 평균인 14%를 크게 상회한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보행과 대중교통이 편한 도시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중교통과 개인형 이동장치의 연계, 대중교통 마일리지 등으로 대중교통 시스템을 개선하고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사람이 온실가스 1톤을 줄이는 10가지 실천이라는 의미를 갖는 시민 실천 프로그램이다.
시민 생활의 변화가 누적되면 기업과 영업활동의 변화, 사회와 문화의 변화로 이어지고 탄소중립이 앞당겨지게 된다.
상수도와 하수도의 중간 단계로서 개별 건물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중수도 시스템을 도시 공간에 대규모로 적용하는 과제이다.
중수도가 도입되면 상수도 급수량을 절감할 수 있고 상수 처리에 들어가는 자원과 에너지를 감축할 수 있다.
서대구역세권 개발부터 시작해 K2 군공항, 군부대 후적지 등 신규 조성 개발지역에 중수도 시스템을 구역 단위로 도입한 후 미래개발지 전역에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구상이다.
대구시의 고질적인 물 문제로부터 수자원 분야 탄소중립과 물 이용 효율화 모델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지닌 과제이다.
천만 그루 나무 심기의 전통을 잇는 사업이다.
대구시가 자랑하는 나무 심기, 숲 조성 등을 이어나가고 금호강 유역을 녹색힐링벨트로 조성해 온실가스 4.5%를 흡수하는 녹색벨트를 만드는 구상이다.
8대 핵심과제는 탄소중립 정책분야별로 대표성 있는 과제를 선정했다.
기후환경 분야에서는 탄소중립 실천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탄소중립 교육 및 공감대를 확산한다.
시민생활 분야에서는 생활 속 녹색환경 운동을 중점 추진한다.
순환경제 분야는 매립장, 하수처리장 등의 환경기초시설 가스의 자원화 과제이다.
산림·농축산 분야는 탄소흡수원 보호 관리를 추진한다.
경제산업 분야는 그린산단 조성, ESG 경영 컨설팅 등을 통한 친환경 탄소중립 산단 조성을 과제로 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게 된다.
녹색교통 분야에서는 보행 우선 문화 조성과 ‘걷고 싶은 도로’ 등을 조성해 워커블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건물·도시 분야에서는 제로에너지 건물 등 녹색건축물을 보급 확대하는 것을 핵심과제로 추진한다.
탄소중립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사업비는 ’30년까지 총 13조원으로 추산된다.
과제와 관련이 큰 통합신공항 개발 등의 거대 프로젝트가 가시화되면 사업비는 이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고 탄소중립 관련 신기술 개발 동향에 따라서도 사업비는 변동될 수 있다.
대구시는 그간 전국 지자체 중에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선도적으로 펼쳐왔다.
탄소중립 전략과 같은 방대하고 전면적인 수준은 아니더라도,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선도해 ’18년 이후 5년 연속으로 정부합동평가에서 전국 시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기후변화 적응 분야에서도 천만그루 나무 심기 등의 사업을 이어오며 ’17년 이후 6년 연속 시도 1위를 기록 중이다.
’20년 국가 탄소중립 선언 등으로 탄소중립이 국가 아젠다로 급속하게 부각된 이후로도 대구시는 지역의 비전과 전략을 모색해왔다.
지난 6월에는 탄소중립 기본조례를 제정하며 탄소중립의 제도적 기반을 갖췄다.
이번에 수립된 전략은 산업, 에너지 등 탄소중립 제반 분야의 정책을 연계 종합하고 탄소중립의 관점에서 구조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탄소중립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보고 도전적인 과제를 대거 포함해 전략을 구성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대구시는 내년에 과제 이행방안을 담은 탄소중립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탄소중립 이행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폭염을 도시 열섬 완화의 기회로 삼았던 경험과 선견지명을 살려, 대구시의 문제와 악조건으로부터 출발해 대구시만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탄소중립 프로젝트에 도전하고자 한다”며 “선언과 구호로서의 탄소중립이 아니라 도시 대전환과 재도약의 계기가 되는 탄소중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