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집 (이승섭 제10집 {무의식의 평행}] 첫눈 내리는 날 至難한 산통을 겪으면서 어렵사리 필자의 소중한 책이 출간을 했다. 늘 말의 무게를 느끼면서 낙엽처럼 흩어지는 말들의 날림을 볼 때마다 글의 숲속을 소요하는 일들이 하루 일상이었지만 언제나 처마 끝에 매달린 풍탁(風鐸)이 요란을 떨면서 내 상상의 길은 뚝 끊긴 듯 방황에 길이 역역한 길이 아니었던가 하면서도 일상이 대부분 사회성을 대입하면 어쩌면 인간관계란 곧 사람의 대면이 아닐까 한다 늘 살아오면서 필자가 만약이라는 꼬리표 즉 가정법을 버리고 영혼의 자유라는 착용을 하고 싶어 배회와 방황으로 불필요한 근심을 불러오는 일이라 내 그릇대로 살면서 내 그릇에 담겨진 양(量)만큼 세상을 보며 살아왔다. 내 가족 내, 형재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따스한 온기를 전달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갖는 오늘이야말로 소중하고 필요한 덕목일 것이기 때문이다. 아웃사이더의 시골살이가 형편을 가늠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골에서 테어나 시골에서 자란 필자로서는 오히려 도시에서의 방황을 상쇄할 수도 있겠다 치부한다. 이제 노을을 보며 시니어에 들어서 무엇들을 첨가할 조미료도 떨어졌으나 한가지 더불어 순수한 자연의 깊이에 이를 때 인간은 깨어날 수 있는 이성의 불이 켜질 것을 믿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예술과 자연의 결합이 주는 안도감은 인간의 평정심으로 돌아가는 대안이라 믿는 것은 또다른 변화에 대처하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필자의 정열과 투혼을 살려 어느 시절이나 삶과의 행불은 있기에 끝으로 희망의 대칭이 이루어진다면 예술은 언제나 이를 방지하는 깨달음의 약이 될 것이고 이 약은 곧 정신의 밝음을 유지하는 기능으로서 예술이 필요한 소이(所以)일 것 같다. 끝으로 현실이란 오늘의 문제만을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내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일 경우에만 미래는 자기의 세상을 구축하는 임무가 될 것이다. 이 원론적인 미래의 사고에는 평범하지만 평범을 넘어서려는 의지로의 자기일 때 오늘의 나를 이끌고 내일의 높이에 이룰 수 있다는 사유(思惟)의 길이 보다 명확하게 나타날 것이라 밑으며 {제10집} [무의식의 평행]을 출간하면서 수고한 모든 분에게 감사를 드리며 작가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미력하지만 추천해본다. 2024. 11. 첫눈 내리는 날에 대중문화평론가/칼럼리스트/이승섭 [이승섭평론가 제 10집 {무의식의 평행} 출간]
[대중문화평론가/킬럼리트/이승섭시인] 첫눈 내리는 날 至難한 산통을 겪으면서 어렵사리 필자의 소중한 책이 출간을 했다. 늘 말의 무게를 느끼면서 낙엽처럼 흩어지는 말들의 날림을 볼 때마다 글의 숲속을 소요하는 일들이 하루 일상이었지만 언제나 처마 끝에 매달린 풍탁(風鐸)이 요란을 떨면서 내 상상의 길은 뚝 끊긴 듯 방황에 길이 역역한 길이 아니었던가 하면서도 일상이 대부분 사회성을 대입하면 어쩌면 인간관계란 곧 사람의 대면이 아닐까 한다 늘 살아오면서 필자가 만약이라는 꼬리표 즉 가정법을 버리고 영혼의 자유라는 착용을 하고 싶어 배회와 방황으로 불필요한 근심을 불러오는 일이라 내 그릇대로 살면서 내 그릇에 담겨진 양(量)만큼 세상을 보며 살아왔다. 내 가족 내, 형재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따스한 온기를 전달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갖는 오늘이야말로 소중하고 필요한 덕목일 것이기 때문이다. 아웃사이더의 시골살이가 형편을 가늠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골에서 테어나 시골에서 자란 필자로서는 오히려 도시에서의 방황을 상쇄할 수도 있겠다 치부한다. 이제 노을을 보며 시니어에 들어서 무엇들을 첨가할 조미료도 떨어졌으나 한가지 더불어 순수한 자연의 깊이에 이를 때 인간은 깨어날 수 있는 이성의 불이 켜질 것을 믿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예술과 자연의 결합이 주는 안도감은 인간의 평정심으로 돌아가는 대안이라 믿는 것은 또다른 변화에 대처하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필자의 정열과 투혼을 살려 어느 시절이나 삶과의 행불은 있기에 끝으로 희망의 대칭이 이루어진다면 예술은 언제나 이를 방지하는 깨달음의 약이 될 것이고 이 약은 곧 정신의 밝음을 유지하는 기능으로서 예술이 필요한 소이(所以)일 것 같다. 끝으로 현실이란 오늘의 문제만을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내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일 경우에만 미래는 자기의 세상을 구축하는 임무가 될 것이다. 이 원론적인 미래의 사고에는 평범하지만 평범을 넘어서려는 의지로의 자기일 때 오늘의 나를 이끌고 내일의 높이에 이룰 수 있다는 사유(思惟)의 길이 보다 명확하게 나타날 것이라 밑으며 {제10집} [무의식의 평행]을 출간하면서 수고한 모든 분에게 감사를 드리며 작가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미력하지만 추천해본다. 2024. 11. 첫눈 내리는 날에 대중문화평론가/칼럼리스트/이승섭 [대중문화 평론가/이승섭 홍보용] .
[당연하게 사용하던 것들의 의미…‘도시를 만드는 기술 이야기’] 신간 ‘도시를 만드는 기술 이야기’는 우리 삶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도시 인프라의 원리, 역할, 기능을 분석하고 풀어낸 대중 공학서다. 책의 저자인 그레이디 힐하우스는 토목공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다. 특히 유튜브 채널 ‘프랙티컬 엔지니어링’을 운영, 공학에 대한 이해를 돕는 영상을 제작해왔다. 저자는 고속도로 나들목은 왜 스파게티처럼 생겼는지, 태풍이나 홍수가 지나간 뒤 빗물은 모두 어디로 가는지 등 일상을 영위하게 만드는 핵심 인프라들을 상세히 펼쳐 보인다. 특히 이해하기 어려운 건축 원리와 작동 방식을 다채로운 그림으로 설명해 이해를 돕는다. 현대인의 평범한 일상은 밝은 빛을 주는 전력망,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상수도 등이 역할을 하기에 가능하다. 책을 통해 주변의 일상적인 구조물을 필연적이고, 당위적인 존재로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새로나온책] 좋은 박물관, 위험한 박물관] 학술 연구 및 사회 교육에 기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인 박물관은 유물, 예술품 등 다양한 자료를 수집·보존하며 전시하는 곳이다. 체험프로그램 등 여러 콘텐츠들을 운영하며 대중과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까지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규모가 작고 건물이 노후됐을지언정 우리에게 해가되는 ‘나쁜 박물관’이 존재할 수 있을까? 책 ‘좋은 박물관, 위험한 박물관’은 한성백제박물관장, 경기도박물관장 등을 역임한 저자가 들려주는 박물관 이야기로, 박물관의 역사와 유래, 우리나라 박물관의 현황, 국공립박물관의 역할 등을 담았다. 저자는 누군가 잘못한 일을 숨긴 채 덧칠·분칠한 박물관, 손톱만한 공적을 대문짝만하게 포장한 박물관, 근거 없는 내용으로 사람들의 시야를 가리는 박물관, 핵심도 메시지도 없이 횡설수설하는 박물관 등을 가리키며, "사람들은 나쁜 박물관이 있다고 잘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그저 그렇거나 시원찮은 박물관이 있다는 정도로만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세상에는 나쁜 박물관이 꽤 있다"고 지적한다. 더 나아가 좋은 박물관은 어떤 곳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을 알려준다. 저자는 좋은 박물관의 기준으로 ▶ 전시·교육 내용이 믿을 만한 곳 ▶사회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앞날을 함께 고민하는 곳 ▶다양한 전문가 직원이 많은 곳을 꼽는다. 위의 박물관들은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학계와 소통하며 전시 및 교육프로그램을 기획·개발하며, 지역사회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모두를 위한 길을 찾아 만들어 가려 애쓰고, 여러 문화유산과 미래 유산을 직접 관리하며 조사·연구, 전시·교육을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또한, 책은 유네스코 통계 자료를 인용해 우리나라 박물관의 현주소를 살핀다. 인구 1만 명당 박물관을 1개씩 세운 미국을 비롯해 박물관 1개에 독일 1만2천 명, 프랑스 1만3천 명, 캐나다 1만7천 명, 이탈리아 1만8천 명, 영국 2만1천 명, 일본 2만1천 명꼴임을 언급하며, 전체 박물관 수 1천102개에 불과해 인구 4만6천 명당 박물관 1개인 우리나라와 비교한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 저자는 선진국일수록 박물관 사회교육을 통해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시민의식을 고양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특히,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유럽 중심의 서구사회는 학교에서의 노골적인 이데올로기 교육 대신 사회교육을 통해 공동체 의식과 사회구성원의 공감대를 높여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려 노력해왔는데, 경험이 같을수록, 지식을 공유할수록 사람의 생각과 태도가 비슷해진다는 관점에서 박물관을 많이 지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 국공립박물관들의 공적 기능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책에 담겼다. 박물관에서 전시·교육·자료관리·조사연구 등을 담당하는 학예사가 되려면 치열한 경쟁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경쟁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공정성을 높이려는 채용 방식의 한계 때문에 정작 박물관 학예사들의 전문성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세계 각국의 박물관을 생생한 사진과 친절한 설명으로실어 독자의 흥미를 이끌어내며, 저자가 역사학자로 활동하고 박물관에서 일하며 겪은 다양한 경험과 안타까운 실수, 후회 등을 에피소드 방식으로 진솔하게 풀어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새로나온책] 어린아이처럼 울어도 좋아요] 힘든 운동에 활력을 더하는 경쾌한 음악, 리모컨 구매 버튼을 누르도록 자극하는 홈쇼핑의 중독성 있는 노래, 병원 대기실에서 흘러나오는 고요하고 잔잔한 연주곡까지 음악은 우리 생활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다양한 효과와 영향을 미친다. 음악심리치료사 김형미가 불안, 우울, 질병, 장애 등으로 힘겨운 날들을 보내는 이들을 위한 심리치료 지침서를 출간했다.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접하는 음악에 여러 정신요법들을 더해 삶에 지친 이들이 스스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국제도시 홍콩에 거주하며 다양한 인종의 내담자를 만났다. 그 경험 속에서 정신건강의학적 처치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마주했고, 일상에서 혼자 할 수 있는 다양한 요법들을 소개하게 됐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평범한 직장인에서 음악심리치료사의 길로 접어든 저자의 이야기와 내담자들의 사례, 다양한 치료 요법들의 특징과 강점,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들을 전한다. 먼저, 1장에서는 직장인으로서 더 나은 직업 개발을 위해 MBA 과정을 밟던 중 음악심리치료사의 길로 접어든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와 함께 중증장애인을 보살피는 실습 이야기를 비롯해 음악심리치료란 무엇인지 설명한다. 여러 내담자들의 사례를 담은 2장에서는 장애, 우울 증세, 직업 생활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어려움에 처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를 통해 음악심리치료와 같은 외부 도움만으로도 치유와 회복의 힘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준다. 마지막 3장에는 혼자서도 해볼 수 있는 심리치료 요법을 안내한다. 또한, 실제 내담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음악 목록을 실어 QR코드를 통해 바로 들을 수 있게 수록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악어의 눈’ (디지북스 刊)] ‘푸른 경전’, ‘공무원’, ‘궁평항’에 이어 정겸 시인이 네 번째 시집 ‘악어의 눈’을 출간했다. 특히 이번 신간은 전자책 형태로 발간돼 스마트 기기를 통해 어디서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시집은 시인의 고향인 화성시 궁평항과 송산면 공룡알 화석지를 배경으로 삼았다. 시집은 대기업에서 구조조정된 뒤 귀농한 농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시인은 구조조정의 대상자가 됐을 때 인사부장을 ‘악어의 눈’으로 생각하며 원망했는데, 귀농한 뒤 배추묘를 생산하기 위해 어린 싹들을 뽑는 모습을 되돌아보며 마치 어린 싹들이 구조조정 당시 시인의 모습과 닮았다고 회상한다. 그는 별을 보고 출근해 별을 보고 퇴근하는 사람들, 비탈진 산동네를 내려와 조조할인 버스를 타고 새벽 인력시장에서 운이 좋게 건설 현장으로 가는 순간 등 소소하지만 녹록지 않은 우리네 삶의 모습을 담았다. 동시에 인생에 대한 통찰, 현대인들에 대한 따뜻한 위로 등을 담아냈다. 정겸 시인은 경기도청에서 30여 년간 근무한 공무원 출신으로, 2003년 ‘시사사’로 등단했고, ‘공무원문예대전’ 시·시조 부문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또 ‘경기시인상’ 공무원 재직 공로로 대통령상과 홍조근정훈장 등을 받았다. 현재 ‘빈터문학회’ 회원,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로 재직 중이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 카카듀┃박서련 지음. 안온북스 펴냄. 360쪽. 1만6800원] 소설가 박서련이 '체공녀 강주룡'(한겨레출판·2018)에 이어 두 번째로 쓴 역사소설이다. 1928년 경성 관훈동에 조선인이 차린 첫 서양식 카페 '카카듀'의 주인 이경손(1905∼1978)과 현앨리스(현미옥·1903~1956?)의 이야기를 다뤘다. 소설 속 화자 이경손은 의관 집안 출신이지만 신학, 예술 등을 공부하고 영화감독과 배우로 활동하며 '보헤미안'을 꿈꾼 식민지 조선의 청년이다. 사촌누나의 딸이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오촌 조카 앨리스가 찾아와 당시 '끽다점'이라 불린 카페 창업과 동업을 제안한다. 이경손이 성인이 돼 다시 마주쳤을 때 "신파, 신파다. 새 시대의 얼굴이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던 신여성이 바로 앨리스였다. 3·1운동이 일어난 지 채 10년이 지나지 않은 엄혹한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예술인들이 끽다점이자 문화예술 공간인 카카듀로 모인다. 그중엔 보헤미안도 있고, 코뮤니스트(사회주의자)도 있다. 나운규, 김명순, 이음전(이애리수) 등 당대의 예술인은 물론 심훈, 박헌영 등 역사적 인물이 소설 속을 거닌다. 경성과 부산을 오가는 영화계 풍경도 흥미롭게 쓰였다. 박서련은 카카듀를 운영하던 시절 이경손과 앨리스의 흐릿한 행적에서 그 시대 젊은 예술가들의 고민을 읽어 냈다. 카카듀에서 열린 성탄 파티에 참석한 예술가들이 왁자지껄하게 '아리랑'을 부르다 바깥에서 일본 경찰이 들으면 어쩌나 걱정하다가도, 술과 흥에 취해 다시 목소리를 높이는 '식민지와 청춘'을 무겁지 않게, 때론 유머러스하게 풀었다. "옛말에 초상난 절에 중은 많다고 하였던가. 그 말을 처음 한 사람은 후일 이 망국의 수도에 이렇게도 많은 예술가가 날 줄 미리 내다보았을까. (중략) 때로 내게는 경성 전체가, 나아가 조선 전체가 거짓의 전당처럼 느껴졌다." (102쪽) 이처럼 방황하는 이경손에게 변화를 가져다 주는 이는 비밀을 감춘 앨리스다. 현앨리스는 특히 인천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 현순(1879~1968)은 인천 내리교회와의 인연으로 하와이 이민 초창기인 1903년 통역관을 맡아 제물포에서 하와이로 이민단을 인솔했다. 이후 하와이 한인교회 담임목사, 상하이 임시정부 내무차장 등을 지낸 독립운동가다. 하와이에서 태어난 첫 조선인 2세가 현앨리스다. 카카듀가 실은 독립운동 거점을 꿈꿨다는 작가의 상상력은 여기서 비롯됐다. '거짓의 전당'이라는 의미를 품은 카카듀라는 끽다점 이름이 소설 후반부로 갈수록 의미심장해진다. 소설에선 다루지 않지만 앨리스는 해방 이후 미군정 군속으로 일했고, 한국전쟁 이후 북한에서 행적이 확인된다. 소설 '카카듀'는 현앨리스의 행적 중 가장 흐릿한 1928~1929년을 포착했다. 박서련은 '작가의 말'에서 "허구적 재현이 역사가 미처 포착하지 못한 진실에 스칠 때가 있다고 믿는다"며 "역사-소설이라는, 허구인 동시에 진실의 가능성을 내표하는 양가적 상태는 이러한 믿음 위에서 비로소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우리의 활보는 사치가 아니야’ (휴머니스트 刊)] ■ ‘우리의 활보는 사치가 아니야’ (휴머니스트 刊) 산문집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로 “어리고 장애가 있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 유튜버 ‘구르님’이 2년 만에 인터뷰집으로 돌아왔다. 20대 여성 뇌병변 장애인인 김지우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장애의 미래를 본다. 책은 젊은 여성 장애인인 저자가 10~60대 여성 뇌병변 장애인 6명을 인터뷰하며 발견한 뇌병변 장애인의 삶을 담았다. 저자는 엄마, 여동생이 있지만 그들은 장애인이 아니기에 삶의 경로에서 저자와 ‘같은’ 고민을 공유하기 힘들 때마다 아쉬워하곤 했다. 이에 저자는 ‘장애와 함께 살아가는 언니들’에 집착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자칭 ‘언니 수집가’인 저자는 여섯 명의 언니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고, 이들은 여성 장애인 공통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유지민, 주성희, 홍서윤, 박다온의 이야기에 이어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전윤선, 김효선의 이야기를 더했다. 책은 10대에서 60대까지, 소녀에서 할머니에 이르는 장애 여성들의 용기와 활력이 녹아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비슷한 장애가 있더라도 그들의 삶이 비슷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며 장애의 지평을 넓힌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새로나온책]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마음이나 의지를 가다듬고 단련하여 강하게 하다." 나의 버림이 나의 벼림으로 이해받을 수 있다면 장황하게 늘어놓은 제 말을 이제라도 거두고자 하는 후회로부터 조금은 가벼워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함께하며’ 중에서) 대한민국의 전 축구선수, 현 축구 지도자 손웅정 감독의 말들을 담은 책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가 출간됐다. 이 책은 손웅정 감독이 2010년부터 작성해 온 여섯 권의 독서 노트를 바탕으로 2023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김민정 시인과 수차례 진행한 인터뷰를 실었다. 그의 독서 노트는 아들인 손흥민 선수를 포함한 가족 누구에게도 보인 적이 없었다. 누구에게도 보여줄 생각 없이 "그저 나 하나 좋자고 시작한 아주 사소한 일"이었기에 손 감독 스스로는 이 독서 노트를 보잘것없다고 겸손히 이야기한다. 그러나 노트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축적해 온 시간 속에는 그가 온몸으로 부딪치며 통과해 온 질문들, 여러 난관을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 통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손 감독은 좋은 책을 찾으면 최소 세 번 이상 읽었다. 처음 읽을 때는 검정 볼펜, 두 번째에는 파랑 볼펜, 세 번째는 빨강 볼펜을 사용해 노트에 옮겨 적는다. 외울 문장에는 줄을 긋고 사자성어나 새길 단어에는 별 표시를 하고, 더 공부할 생각거리들은 메모하며 책을 읽고 노트에 필사한다. 그 내용은 역사, 인물, 상식, 고전, 영어, 한문, 운동 등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집중하고, 필요 없는 걸 버리며 창조적으로 만들어가는 손 감독만의 공부 그 자체였다. 그에게 독서는 자신에게 지금 간절하게 필요한 문장을 찾고, 그 통찰을 발판 삼아 지금 처한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려는 시도였다. 어떻게 이 세상을 잘 살아나갈 것인지, 책과 저자의 지혜를 빌려 멀리, 깊이, 넓게 보려는 노력이었다. 그렇기에 손 감독은 노트 필사를 가리켜 자신이 읽고 쓴 것을 몸이 이해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마치 노트가 아닌 자신의 몸에 글씨를 쓰는 일과 같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독서 노트를 기반으로 나눈 대화들에는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해주는 신선한 관점,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를 잡는 법을 넌지시 일러주는 따뜻한 진심이 담겨 있다. 축구 인생 50년, 독서 인생 30년을 아우르는 그의 담박한 인생철학이 ▶기본 ▶가정 ▶노후 ▶품격 ▶리더 ▶코치 ▶부모 ▶청소 ▶운동 ▶독서 ▶사색 ▶통찰 ▶행복 등 13가지의 키워드를 통해 독자와 단둘이 대화를 나누는 듯 친근하게 다가온다. 시시각각으로 매번 다른 상황이 펼쳐지는 축구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우리 삶과 비슷하다. 순간순간 바뀌는 공간 정황을 빠르게 인지하며,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즉흥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몸으로 상대와 부딪치며 계속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 운동장에서처럼, 우리는 삶에서도 실수하고 실패하고 시행착오를 겪고 실시간으로 극복하며 자기 것을 만들어가야 한다. 완전한 사람도 완성된 사람도 없기에 계속 청소하고 고민하고 운동하고 책을 읽자고 손 감독은 우리에게 권한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새로나온책] [매일 쓸 것, 뭐라도 쓸 것] 날마다 그날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 따위를 적는 ‘개인’의 기록을 뜻하는 일기(日記). 자신만의 일상과 생각이 담겼지만, 어떤 이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겪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책 ‘매일 쓸 것, 뭐라도 쓸 것’은 도서평론가 금정연의 첫 일기집으로, 2021년 겨울부터 2023년 가을까지 약 2년간의 일기를 모아 계절별로 실었다.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의 일기에 최승자, 프란츠 카프카, 버지니아 울프, 아니 에르노, 김환기, 김지승 등 과거 다른 작가들의 일기를 포개어 평행 세계처럼 나란히 펼쳐 놓는다는 점이다. 매일같이 글을 마감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동료들과 만나 마음을 나누는 저자의 일상과 책, 영화, 육아, 강연, 노화 등 주요 관심사가 시대를 풍미한 전 세계 작가들의 일상과 만나 공존한다. 그렇기에 책은 저자 자신의 일기인 동시에 타인의 일기에 대한 일기이다.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고, 그 과정을 적고, 남의 일기에서 자신과 비슷하거나 다른 삶을 읽으며, 또 그것을 적었을 뿐이다. 또한, 책은 우리는 왜 일기를 쓰고, 남의 일기를 읽는지 자문하며 일기의 본질을 탐구하기도 한다. 바쁘고 바쁜 현대에서 이 부족한 시간에 왜 굳이 매일 일기를, 일기라도 쓰는가라는 질문은, 지루하리만치 반복되는 우리의 하루를 왜 굳이 또 살아가는가라는 물음과도 맞닿는다.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배우고 욕망하고 느끼고 행동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물론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274쪽 중에서)
by 수원본부장 손옥자[■ 아일랜드 쌍둥이┃홍숙영 지음. 클레이하우스 펴냄. 256쪽. 1만6700원] '아일랜드 쌍둥이'. 같은 해 다른 날에 태어난 형제를 부르는 말이다. 피임을 하지 않는 아일랜드계 가톨릭 이민자 가정을 조롱한 데서 출발한 용어로, 신간 '아일랜드 쌍둥이'에는 1월과 12월에 태어난 두 형제 재이와 존(종현)이 있다. 재이와 존은 한국 이민자 아버지와 미국 선주민의 혈통을 이어받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존은 형 재이가 병을 앓다가 죽은 후 마치 형을 대신하는 삶을 살아간다. 미군으로 일본에 파견돼 쓰나미 현장에서 방사능에 피폭된 후 장애가 언제 드러날지 모른다는 불안함에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이 밖에도 다양한 정체성과 사연을 지닌 주인공들이 미국 남부 가상의 주에 모여 살고 있다. 수희는 한국 여성으로 군인이었던 동생을 잃고 미국으로 도망치듯 떠나왔고, 존의 초등학교 동창 에바는 태어나자마자 여섯 번째 손가락 두 개를 잃었다. 이들이 모인 곳은 미술치료 워크숍. 묻어둔 상처를 끄집어내 흉터를 바라보고 치유할 용기를 내기 위해서다. 이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7년의 시간이 걸렸다. 기자와 PD, 시인이자 소설가로 활동하며 이야기가 지닌 치유의 힘을 믿어온 홍숙영 작가가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저자는 개인적인 아픔을 겪고 미국으로 간뒤, 대학생과 함께 생활하며 젊은이들의 슬픔과 고민을 마주했다. 상처받은 이들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손잡아주며 내일로 나아가는 이야기는 그렇게 탄생하게 됐다. 책에서 다루는 동일본대지진의 후유증, 방사선 피폭의 두려움, 불확실한 미래와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 등은 국적과 인종을 초월한다. 저자는 이러한 인물들의 크고 작은 굴곡을 섬세하게 다루면서도 그들의 감정과 사고를 날카롭고 힘 있게 담아낸다. '그럼에도 한번 살아보자', '내일로 나아가도 된다'라고 위로하면서 말이다. 개인적 아픔과 사회적 슬픔이 녹아든 책을 통해 저자는 상처가 상처와 스치고, 사랑이 사랑과 스쳐 이 세상이 조금은 따스해지기를 소망했다. 누구나 살아가다 보면 저마다의 아픔과 슬픔, 상처를 갖게 된다. 이를 그저 깊숙하게 묻어둔 채 외면하려 하지 않고, 충분히 들여다보며 치유해 나간다면 새살은 돋아난다. "맨 밑바닥이라는 사실이 어쩌면 위안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가 디디고 일어설 수 있는 단단한 버팀대가 될 수 있으므로."
by 수원본부장 손옥자[■ 카카듀┃박서련 지음. 안온북스 펴냄. 360쪽. 1만6800원] 소설가 박서련이 '체공녀 강주룡'(한겨레출판·2018)에 이어 두 번째로 쓴 역사소설이다. 1928년 경성 관훈동에 조선인이 차린 첫 서양식 카페 '카카듀'의 주인 이경손(1905∼1978)과 현앨리스(현미옥·1903~1956?)의 이야기를 다뤘다. 소설 속 화자 이경손은 의관 집안 출신이지만 신학, 예술 등을 공부하고 영화감독과 배우로 활동하며 '보헤미안'을 꿈꾼 식민지 조선의 청년이다. 사촌누나의 딸이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오촌 조카 앨리스가 찾아와 당시 '끽다점'이라 불린 카페 창업과 동업을 제안한다. 이경손이 성인이 돼 다시 마주쳤을 때 "신파, 신파다. 새 시대의 얼굴이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던 신여성이 바로 앨리스였다. 3·1운동이 일어난 지 채 10년이 지나지 않은 엄혹한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예술인들이 끽다점이자 문화예술 공간인 카카듀로 모인다. 그중엔 보헤미안도 있고, 코뮤니스트(사회주의자)도 있다. 나운규, 김명순, 이음전(이애리수) 등 당대의 예술인은 물론 심훈, 박헌영 등 역사적 인물이 소설 속을 거닌다. 경성과 부산을 오가는 영화계 풍경도 흥미롭게 쓰였다. 박서련은 카카듀를 운영하던 시절 이경손과 앨리스의 흐릿한 행적에서 그 시대 젊은 예술가들의 고민을 읽어 냈다. 카카듀에서 열린 성탄 파티에 참석한 예술가들이 왁자지껄하게 '아리랑'을 부르다 바깥에서 일본 경찰이 들으면 어쩌나 걱정하다가도, 술과 흥에 취해 다시 목소리를 높이는 '식민지와 청춘'을 무겁지 않게, 때론 유머러스하게 풀었다. "옛말에 초상난 절에 중은 많다고 하였던가. 그 말을 처음 한 사람은 후일 이 망국의 수도에 이렇게도 많은 예술가가 날 줄 미리 내다보았을까. (중략) 때로 내게는 경성 전체가, 나아가 조선 전체가 거짓의 전당처럼 느껴졌다." (102쪽) 이처럼 방황하는 이경손에게 변화를 가져다 주는 이는 비밀을 감춘 앨리스다. 현앨리스는 특히 인천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 현순(1879~1968)은 인천 내리교회와의 인연으로 하와이 이민 초창기인 1903년 통역관을 맡아 제물포에서 하와이로 이민단을 인솔했다. 이후 하와이 한인교회 담임목사, 상하이 임시정부 내무차장 등을 지낸 독립운동가다. 하와이에서 태어난 첫 조선인 2세가 현앨리스다. 카카듀가 실은 독립운동 거점을 꿈꿨다는 작가의 상상력은 여기서 비롯됐다. '거짓의 전당'이라는 의미를 품은 카카듀라는 끽다점 이름이 소설 후반부로 갈수록 의미심장해진다. 소설에선 다루지 않지만 앨리스는 해방 이후 미군정 군속으로 일했고, 한국전쟁 이후 북한에서 행적이 확인된다. 소설 '카카듀'는 현앨리스의 행적 중 가장 흐릿한 1928~1929년을 포착했다. 박서련은 '작가의 말'에서 "허구적 재현이 역사가 미처 포착하지 못한 진실에 스칠 때가 있다고 믿는다"며 "역사-소설이라는, 허구인 동시에 진실의 가능성을 내표하는 양가적 상태는 이러한 믿음 위에서 비로소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